다른 생각
예전엔 간이 크다 못해 배 밖으로 나와 할 말을 다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은 꾹꾹 눌러 참는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어느 날 아침, 아내가 점심 도시락으로 유부 초밥을 만들었다. 도시락이 귀찮아서 학생들도 급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21세기에 도시락을 산다는 것은 고맙고 고마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날 아침에 유부초밥을 먹었다. 그리고 초밥의 양이 있어 도시락 두 개를 들고 출근했다. 점심에 두 개를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점심에 한 개, 나머지 한 개는 저녁에 또또 먹었다. 저녁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어보고 싶었다. 맛있다 하면 이틀, 삼일 계속 동일한 국이, 반찬이 나온다. 맛있어도 맛있다 소릴 함부로 못하는 이유다. 씹지도 않았고 아직 입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맛있는지 푹풍 질문을 한다. 아직 입에도 안 들어갔는데. 맛난다니 계속 더 먹어라 보챈다.
남편들은 그렇다. 짜면 짜다 해야 다음에 간을 조절하고, 맛이 없다 해야 다음에 그 음식을 안 한다 생각한다. 그런데 아내들은 솔직히 말해주면 불 같이 화낸다. “나가 사 먹어”“네가 해 먹어”. 하는 수 없다. 해주는 데로 이견없이 맛나게 잘 먹는 척해주어야 한다. 갑질 보다 더하다. 반대로 맛나면 엄지 척해주는 솔직한 남편들 잘 못한 게 있을까?
또 안 할 말, 해서는 안될 말 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유일하게 잘 하는 라면을 아내랑 사이 좋게 먹어야 겠다.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혀야 좋은 세상 올 텐데 그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