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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08. 2021

라이언 친구 "춘식이"

고맙다 고양이 춘식아

혹시 살아가면서 콤플렉스가 있나요? 너무 잘 생겨서, 너무 예뻐서, 너무 부자라서, 이 딴 거 말고요. 저는 해결 가능했던 것 하나, 해결 불가능한 것 하나 해서 두 가지 있습니다.


해결 불가능한 콤플렉스는 외모에 관한 것인데 신장,  키입니다. 170cm 넘지 못하는 키는 중년이  아직까지  스러운 부분입니다. 요즈음 쭉쭉 뻗은 젊은 직원들과 승강기 타기가 무서워요.  모두  180 이상이 되는지  부럽이죠. 퇴근시간, 승강기에 그들 무리 5-6 같이 타면 하늘을 우러러봐야 합니다. 솔직 의기소침, 자신감이 쪼그라듭니다. 전생에 나라를 팔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어쩌겠어요. 이번 생은 틀렸는데요.


해결 가능한 것은 이름이었습니다. 별명으로 춘심이, 춘돌이로도 불리기 했는데 70년에 국어 교과서 실린 요람기(오영수)춘돌이가 "범버꾸범버꾸"하는 대목을 친구들이 읽으면 괜히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단 기억입니다. 어쨌든 성인이 되어 인터넷 사진동호회 활동에서는 이름을 버리고 "바다"라는 닉을 사용해 지금도 아시는 분들은 이름보다 "바다님"으로 불러 주십니다. 개명이 보편화된 얼마  개명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이때까지 살아왔는데 "김동건""김보검"으로 바꾸어 봤자 외모가 "장동건", "박보검"  되는 지라 그냥 살자 포기했습니다.


깨톡에서 이모티콘 활용을 많이 하면 아재라 하는데요. 최근에 살다 보니 별일이 다 발생한다지만 진짜 별일이 발생하더군요. 아는 친구, 지인들이 가끔씩 생뚱맞게 톡으로 연락을 취해옵니다. 라이언의 친구 춘식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네요. 카카오 캘릭터에 고양이 춘식이가 탄생하게 된 거지요. 누가, 왜 "춘식이"란 고양이를 탄생시켰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일파만파의 파급 효과가 있어요.


범버꾸의 순돌이가 귀요미의 대상인 춘식이가 된 것입니다. 드디어 콤플렉스가 아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단 것이죠. 춘식이 이벤트가 있으면 잊고 있어도 친절하게 누군가 알려줍니다. 춘식이 이모티콘을 선물해달라는 사람도 있어요. 살다 보니 별일이 있긴 합니다. 춘식이로 작명한 카카오가 눈물 나게 고마운 순간들입니다.


야구에서 유명한 말이 있어요 "야구 몰라요"하는 모 해설자의 명언인데요. 진짜 "사람일 몰라요" 모르겠어요.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인가 봅니다. 언젠가 고양이 춘식이 이모티콘 이벤트라도 한번 해야 할까 봅니다. 덩실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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