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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15. 2019

추석은 점점 옛 기억으로 만 남는다.

아마도 새마을 운동이 시작쯤이었던 67년도에 태어나 직접 호롱불에서 전기불로 바뀌는 신세계를 목격하며 자라온 시골 고향은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세월에 무너지고 근대화에 하나 두울 빠져나간 빈 공간에다 어릴 적 뵈어온 한 분 두 분씩 세상을 버리고 간 자리엔 잡초만 무성하게 그 빈 공간을 메웠다.

몇 년 전만 하더러고 명절이면 동네 어귀 주차장에 즐비했던 차량도 온 데 간데없고 명절이란 시절이 무색하게 이삼십 분을 걷고 걸어도 사람 한분 만나기 힘들어 졌다.
추측해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부모님들 돌아가시고 이제는 갈 곳 없는 시골 고향이기도 하고, 설상 계시다 치더라도 도시로 역 귀성으로 머물 곳을 비워야 했을 것이다.
앞으로 약 15년 정도, 이제 새로운 귀농 인구가 없다면 아늑했던 시골은 역사 속으로 사라 질 것이 뻔하다. 새로운 귀농 인구라 해도 산 좋고 물 좋고 교통이 좋아 농사짓기에 유리한 곳만 골라 골라 정착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희망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사람 사는 게 다 흥망성쇠, 기승전결이 있다지만 흥성보다는 망쇠가 더 아쉽고 안타까울 뿐이라 이 번 추석의 추억 여행은 나름 세월에 눈물짓고 가슴 뭉클한 시간이었다. 사람이 떠난 공간에 빠른 속도의 잡초로 채워지는 것을 보면 자연의 섭리처럼 이 모든 것이 순서이고 절차라면 순응하고 따라나서야 할 텐데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남겨둔 추억이 너무 커기 때문 이리라.


경상남도 창녕군 고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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