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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31. 2023

똑똑한 시계(스마트워치) 잠깐 안녕

처음 용도와 효용성에 의문을 제시하며 판매량에 많은 물음표를 던진 전자기기가 있다. 그런데 세월이 꽤 지난 지금은 엔간한 사람들의 손목에 채워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다. 똑똑한 시계(Smart watch) 이야기다. 똑같은 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패션으로서의 가치가 하락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 전자기기되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변별력이 없다 해야 하나.


1년 넘게 착용한 똑똑한 시계를 책상서랍에 잠깐 넣어 두기로 했다. 똑똑한 시계의 편리성을 포함한 장점도 있지만 장점이 사람에 따라서는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게 서랍에 들어가는 이유다.


장점은 "전화 수신을 놓치지 않는다. 톡 수신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운동의 목표치와 달성 치를 확인 할 수 있다. 휴대폰을 두고 올 경우 대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등이다. 단점은 전화 안 받고 싶고, 톡 확인 안 하고 싶은데 발신자는 수신자가 똑똑한 시계를 찬 줄 알기 때문에 감당을 해야 한다. 내키지 않아도 받던지 아니면 나중에 눈총을 받아 가며 해명을 해야 한다. 결국 족쇄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충전을 매일 해야 하니 이거 또한 매우 귀찮은 일이다. 일 년에 한두 번이 될까 말까 한 휴대폰 대체기기로의 사용 편리성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다고 하겠다.


솔직히 서랍에 가두는 제일 큰 이유는 매일 충전의 귀차니즘의 발동이 맞겠고, 갬성적으로는 가끔 수신 전화를 부재로 만들고, 톡을 조금 늦게 확인하는 여유가 빨리빨리 사회에서 인간적이지 않나 싶어서다. "잠깐 꺼두셔도 좋다"는 오래전 통신사 광고 문구를 소환해 보기로 한 거다.


대신, 예전 서랍 속에 넣어둔 아날로그시계를 꺼냈다. 오래전 J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당연 고가의 명품은 아니다. 편하게 찰 수 있는 보통의 것인지만 선물에 베인 J의 마음에 더불어 간지가 난다. 여자의 로망은 가방, 남자의 로망은 시계라 했다.


당분간 조금 불편한 아날로그에 적응해 보고자 한다. 빠름에서 조금 느린 불편한 세계로의 이동에도 뜻밖에 보이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똑똑한 시계 너 당분간 서랍 속에 모셔 둘께.


디지털과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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