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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n 22. 2024

6월, 장맛비, 여름

일주일 7일

장마를 앞둔 6월은 아직 그늘과 바람에는 서늘한 날씨다. 장마라는 놈이 습도를 끌고 오기 전 건조한 대기 덕분이다. 아직이란 게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라 바짝 긴장하고 있을 즈음 이번 한 주는 웃기게도 변화무쌍(버라이어티)한 날들이었다.


월요일

아라온호가 포항항을 출항해 어디론(보안)가 2주간의 항해를 떠났다. 일정 중 말 못 할 우여곡절이 많았으니 홀가분하다 잠깐 방심에 결함으로 잠깐 항해를 멈추었다. 주말에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그 결말이었나 보다. 끝까지 긴장의 끈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놀란 가슴 쓸어내렸다.


화요일

오래전 건강검진 중 발견된 갑상선 결절이 문제라 하여 1년에 한 번씩 종합병원에서 확인한다. 몇 년간 정상이다 하여 안심하고 있는 상태에서 오늘 기습적 조직검사가 필요하단다. 흔한 병이라 별일 있겠나 싶지만 따갑게 목 속으로 파고드는 가늘디 가는 바늘의 느낌이 답답했다.


수요일

해양경찰에서 주관하는 국제해양. 안전대전이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되고 개막식 VIP로 초청되었다. 인천 주요 기관장이 참석하는 사전 행사로 오찬까지 포함이다. 그런데 등록상 착오가 있는 모양새로 명단에 없다 한다.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다. 등록한 소장 비서실 직원은 틀림없이 등록했다 본인은 무고하단 주장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 주최 측의 배려에도 땀삘삘 흘리며 부끄럼을 안고 철수했다.


목요일

건강검진일, 나이가 들 수록 겁이 난다. 더 이상 좋아질 것 없고 나빠지는 결과만 있을 뿐이란 비희망적인 현실이 때문이리라. 키가 3mm 줄었다 한다. 이것은 중년에게 충격과 공포다. 매일밤 장이 아파 겔포x 의지, 잠 못 이루는 날이 연속이지만 내시경 결과는 이상없다한다. 하늘이 노랗다.


금요일

L의 생일 선물을 사려 이리저리 이틀째, 은행만 다섯 군데다. 하나은행, 농협, Ibk은행, 신한은행(1), 신한은행(2). 아날로그적 감성은 선물의 액면가 보다 가치가 더 큰가 보다. 더운데 고생이다. 안 알아줘도 좋은 것은 좋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약속의 가치, 차정비소에 수리 약속을 했는데 잊고 부품주문이 늦었다 한다. 금요일, 토요일 일정이 꼬였다. 약속은 지키자 노력하고, 지키기 힘든 약속은 일찍이 미리 말해주면 좋겠다.


토요일

금요일 차수리 날이 연기되고 적적한 금요일을 불금으로 만들자고 스크린 약속을 했다. B는 오늘도 안 맞는다 투덜거리고, 나름 지도(레슨) 잔소리를 조금 했더니 삐졌는지 아침까지 톡 연락 없다. 지도금지란 금지를 어겼나 보다. 지적질은 모두가 싫어하는 게 근본인가 보다.




오늘은 전국에 비가 오나 보다. 제주도에 폭우가 내렸다는 기상청의 알림으로 보아 장맛비가 맞긴 한 모양이다. 조만간 폭우와 후덕 지끈 습도를 몰고 올 텐데 어느 것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짜증 유발 습도보다는 폭우를 맞겠다. 한방에 모든 걸 쓸어 맞은 후 평온한 날을 기대해도 좋으니까 말이다.  이제 남은 하루 평화로운 일요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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