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으로
김민기, 영면을 들었다 한다. 깨어나지 않은 영원 잠에 들었다 한다. 그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민중과 함께, 약자와 함께 아름다운 삶을 산 것은 틀림이 없다.
학전은 다 커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고, 80년대 최루탄에 아니 듣고 아니 불러본 사람이 없다는 아침이슬은 지금까지 우리 곁에 늘 있었다는 기억이다. 부귀영화는 아니어도 편한 생을 살 수 있는 재능을 가져을 텐데 남들을 위해 아침이슬, 상록수를 남기고 떠났다.
유명한 연예인조차 눈물범벅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삶과 죽음의 가치는 일반인으로는 가늠하기도, 평가하기도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선한 영향력이라는 막강한 그의 힘을 기억하고 이어 가는 것은 가능하리라 믿는다.
아침 일찍 깊숙이 챙겨둔 LP를 찾았다. 얼마 전 깔끔히 닦아 놓길 잘했다. 아침이슬을 돌렸다. 노랫소리는 처절하고 고단했던 지난 세월보다 이젠 평안하고 편안한 소리로 이른 아침거실을 품는다. 그리고 조용히 따라 불러본다. 흰색 종이에 아침이슬을 적어본다.
한 사람의 시대는 너무나 빨리 저물고 말았다. 진정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