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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02. 2024

300,  스파르타가 아닙니다.

소중한 친굽니다

2024. 5. 23 18:31 여수 모처에 친구 세 명이 모여 작당을 했더랬죠. 한 놈은 속초 아바이 마을 출신으로 끈끈한 인연을 오래전부터 이어온 Y친구이고, 한 놈은 입이 아주 가볍고 자뻑 자랑질하는, 매번 사려가 깊지 못해 툭하면 사고 치는 특성(켈릭터)을 가진 K친구입니다.


그날도 K는 잠시도 쉬지 않는 자기 자랑질에 속사포 대화를 합니다. 또 목소리는 얼마나 클까요. J회사 주식이 있는데 때가 되어 팔아야 하는데 안 팔린다 하며 팔리게 기원해 주면 300만 원씩 주겠다 했어요. 뻥이 심한 친구라 장난으로 녹음까지 했습니다.


오늘 Y친구에게 톡으로 다급하게 부산 와야겠다 합니다. 민원에 약한 직업이라 심쿵해서 부랴부랴 전화를 해 무슨 일이냐 다그쳤더니 하는 말이 K친구가 주식 팔게 되어 300만 원 준다 받아 가라네요. 급당황했습니다. 300만 원이 네 집 이름도 아니고 장난 술집 회동 인걸 다 아는데 말입니다.


K친구에게 급하게 전화를 했습니다. 팔려달라 마음속 염원해 준 것은 맞지만 그러는 게 아니라고요. 김영란법 위반으로 잡혀 갈 줄 모는다고요. 솔직 기분은 좋았습니다. 입이 조금 가벼워도 의리가 있는 놈이란 게, 그런 놈이 친구란 게 또 증빙이 되잖아요.


세월이 가면서 점점 혼자이고, 혼자인 게 편해지지만 최근 감동을 주는 주변 사람들이 많네요. 다는 챙기지 못하더라도 가끔 일이 없더라도 안부 전화 한 통 해주는 작은 마음을 기억해주는 것 아닐까요.


종일 우울한 한 하루에 기분 좋은 소식은 장맛비 구름 속 햇살 같은 희망입니다.


가끔, 찍어 놓은 사진. 오늘 쓸모가 있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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