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시간에 비가 참 많이도 내렸습니다. 간밤에는 천둥 번개도 많이 쳤다 하여 잠을 못 이루었다는 분들도 계신다는데 인천은 아니었나 봅니다. 출근 전에는 잠깐 비 오는 날의 노래를 듣고 감성과 낭만을 장전하고 대문을 나섰더랬습니다.
회사까지 승용차로 8킬로의 거리를 오늘은 16년 동안 다닌 길에서 여느 날과 다르게 공식처럼 익은 차선 변경지점을 바꿈과 함께 급하게 라디오 소리는 off, 잠깐의 적막함 후 음악소리와 분리된 온전한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15분이 걸렸던 출근 길이 오늘은 25분이 걸렸네요.
덥다 덥다 하다 장마가 소리 없이 끝났다길래 방심하고 있었는데 장대비가 며칠 내리는 모양새가 장마가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당최 종잡을 수 없는 여름 날씨입니다. 더워야 하는 이 번주는 복날이 있다는데 비가 예보되어 그리 못 참을 만큼의 더위는 아닐 듯도 합니다.
점심시간이 지난 즈음에 타 부서 직원이 잠깐 보자 합니다. 협업할 일이 많아 업무적 이야기인 줄 잠깐 긴장을 했는데 말입니다. 양해를 구한다 정중히 사과를 하고 내일 점심 식사에 죄송하지만 빠져 달라는 깜짝 부탁을 하네요. 복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10여 명이 삼계탕을 먹어야 하는데 고기 아닌 음식이 없다 하니 한 번만 희생을 해달라는 강제 고지였어요.
감히 고참 직원을 집단 왕따를 시키겠다는 뜻에 막 웃었습니다. 더운 여름을 잘나 남극을 잘 지키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서운해도 혼자 도시락을 까먹어야겠더라고요. 도시락은 무엇으로 준비해야 기똥차다 할까요. 내일 닭 한 마리 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