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쾌한 냄새다. 이해가 어려운 꾸리 한 냄새의 원인은 바로 오래된 종이에서 스멀 퍼지는 곰팡이다. 아날로그 향수를 찾는 이유 중 한 개는 곰팡이 향기가 좋아서 라면 믿기 어려운 특별한 성품일 거다.
1950년대 발행된 LP를 들추어 넘기며 냄새를 즐기고 발행시대의 역사를 인터넷에서 찾아 읽어 보는 신비함과 재미는 쏠찮다. 그렇다고 모두 턴테이블에 걸어 옛 소리라 하며 듣지는 않고 가끔 들추어 표지를 넘겨 보는 것만 해도 만족스럽다.
가지고 있는 LP 중 제일 비싼 것은 단연 김민기 아침이슬로 ㄱ 대표님이 오래전 준 여러 장의 틈에 끼여 들어왔더랬다. 아시면 배 아파하실까 절대 비밀로 하고 있다. 얼마 전 고인이 되어 이제 학전의 전설이 됨에 따른 애도와 예우 등이 반영되어 40만 정도 가격대가 형성되었지 않나 추측만 해본다.
한참 힘든 시기에 가끔 듣고 위안을 받아들였던 이난영 목포의 눈물은 막연히 목포를 좋아하게 만들었고, 이후 유달산을 서너 번이나 찾게 했다. 아련한 옛 시대의 애닮은 소리가 그 시대 서민의 애환이 된 게 좋았다. F 감성을 자극하는 가수의 목소리는 인터넷 판매처에서 6만 정도에 구입했다.
83세가 되신 우리 엄마의 애창곡이 들어 있어 꼭 사야겠다 했는데 추운 겨울 어느 날 배다리 중고 난전에서 만오천 원에 운 좋게 구입한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 있다. 엄마는 이곡이면 늘 눈물이 난다 하신다. 인천에 모셔 LP 감성으로 꼭 들려 드리려 했지만 아직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 혹시 한이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대구에 사신다.
주말 아침, 이번 주 내내 그랬던 것처럼 하늘은 여전히 검어 금방 장대비가 내릴듯한 분위기다. 그만 와야 할 텐데 우짤까 하늘을 힐끗 쳐다보고 아침이슬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