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이야기

인사하기

by 철용

며칠 동안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이곳은 처음 와보았다. 직원들이 담배를 피우며 휴식하는 곳이니 나의 관심에서는 벗어난 곳이었다. 이 녀석들도 나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이 무심히 쳐다보고 각자의 장소로 숨어버린다.


항상 여기에만 있는 건가... 하는 궁금증도 생기고, 일터에서 보는 고양이들이라 약간의 호기심도 생긴다. 개를 좋아하는 후배가 고양이를 세 마리나 키우다니, 들판에 위치한 공장지대라서 쥐를 잡기 위해서인가? 혼자만의 사색을 잠깐 동안에 마치고 다시 내가 맡은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작업장으로 돌아왔다.


굳이 개와 고양이중에 조금 더 좋아하는 녀석을 선택하자면 개를 선호하는 편이다. 어렸을 적부터 개는 많이 키워봤고, 애완동물 주제에 주인을 집사 취급하는 건방짐보다는 그냥 주인만을 바라보고 충성하는 개에게 더 호감이 가는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를 건방지게 바라보며 풋! 하고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냐옹~ 거리는 그 녀석이 잊히지 않는다. 꾀죄죄한 주제에....


- 나비이야기 -

'한국사람인가.. 여기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있는 곳인데 한국인은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군. 건방져 보이는 주인이라는 놈과, 내게 밥을 주는 저 나이 든 사람과 같은 말을 쓰는 것을 보니 한국인이 틀림없는데, 왜 외국인들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거지? 여기는 외국인들만 일하는 곳이 아니었나? 아무튼 반갑구먼 이제 저 나이 든 사람 대신에 자네가 내게 밥을 주는 것인가?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군? 무슨 일이 있었나? 아니 오늘 처음 보는 걸 보니 이공장에 온 지 얼마 안 되었나 보구나,

일이 힘든가? 여기 개천가는 외국인 친구들이 입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자기 나라 말로 서로에게 하소연하는 곳인데, 자네는 왜 혼자 연기 나는 물건을 들고만 있는 건가?


한국인은 처음이라 내가 어떻게 위로와 격려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힘들어하지 말게. 어차피 모든 일의 처음은 힘든 것 아닌가? 자네가 어디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곳이 처음이라면 시간이 흐르고 흐를수록 자네의 이 슬픈 표정도 조금씩 조금씩 밝아져 갈 테고 자네가 맡은 일에도 자신감이 붙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지금까지 경험해온 일들이 다 그렇게 지나오지 않았나?


그냥 자네는 나의 밥이나 끼니마다 잘 챙겨주면 된다네, 이제부터 아침에 오자마자, 그리고 저녁에 집에 돌아가기 전에 잊지 말고, 참! 점심은 특식이니 잘 챙겨 오도록..


그리고,

나의 가족들이 궁금하지 않나?'

작가의 이전글나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