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이야기

친해지기 1

by 철용

아침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생겼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는 것이다. 이 녀석들도 항상 같은 시간대에 사료를 준다는 것을 알았는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주차를 하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자판기 커피를 한잔 든 채 사료가 있는 창고 쪽으로 가노라면 이 세 마리의 고양이들은 기분이 좋은지 한껏 꼬리를 바짝 세우고 앞장서서 식사 장소로 향한다. 나를 이끄는 것인지, 안내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잠깐 한눈이라도 파는 듯하면 나를 향해 냐옹~냐옹~하며 부른다.

‘이 녀석들 이번에는 반드시 쓰다듬어 보리라’

밥을 주며 이 녀석들의 등이라도 만져보려 하지만 조금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나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 아니 내가 사료를 챙겨준지도 한 달이 넘어가고, 점심마다 소, 돼지, 닭 등 각종 고기류부터 생선까지 때로는 햄이나 오징어등 해산물까지 챙겨주어 왔는데..


섭섭하다.

먹을 때만 나를, 직원들을 찾는 것 같다. 요것들 한번 굶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내 이 녀석들의 얼굴을 보면 흐뭇해지는 마음에 모든 것이 잊힌다.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고, 몇 번씩 음식을 챙겨주는데, 이 도도한 녀석들과 친해지려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본다.


- 나비이야기 -

아침마다 밥을 주는 사람이 생겼다. 예전에는 줄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는데 정기적으로 이렇게 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생기니 여간 편한 게 아니다. 밤에 쥐를 사냥하지 못하더라도 다음날 끼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이었나? 아침이면 새로 온 저 직원이 우리들에게 밥을 챙겨준다. 간혹 밥을 주다 말고 다른 데로 가버리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부르면 바로 돌아오니 잠깐 정신줄 놓는 정도는 봐주도록 하지...


그런데 자꾸 선을 넘으려 한단 말이지 내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대장인 내가 준비가 안되어있으니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자꾸 만지려 하니 밥을 먹을 때마다 부담감이 밀려온다. 한번 등이나 이마를 내어줄까? 고민이 되다가도 나를 바라보는 이 녀석들의 눈빛을 보면 다시 도도해져 버리니...

나에게, 우리에게 밥을 주는 인간아 고맙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의 몸을 허락할 수가 없구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다가 갈터이니 너무 조바심 내지 말도록


그리고 점심때마다 챙겨주는 음식들은 고맙지만 좀 한 곳으로 통일해서 주었으면 한다. 자네가 편하려고 여기저기 두면 늘 헷갈린단 말이지


아니면 곁을 허락하지 않아서 서운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