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드디어... 나비가 나의 다리에 자신의 몸을 비비고 있다. 이 녀석 무슨 일이지? 왜 이러지?
그리고 이렇게 기쁠 일인 건가? 알 수 없는 울컥함이 올라온다.
여느 날과 같이 이 녀석들에게 사료를 주기 위해 창고로 향했다. 다른 날 같았으면 저만치 떨어져서 내가 사료를 다 놓아주면 그제야 웅크린 채로 사료로 오던 녀석들인데, 오늘은 웬일인지 나비가 내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곤 나의 다리사이를 ‘∞’ 모양으로 왔다 갔다 하며 자신의 몸을 비비고 있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힘든 공장생활에 큰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걸까?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 그렇게들 노력하는 걸까?
아직 어미 하고만 가까워지고, 다른 녀석들은 언제나처럼 나를 경계하지만, 작업복을 통해 느껴지는 이 털의 부드러운 느낌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부장님과 후배에게 자랑 아닌 자랑을 했다. 다들 약간은 부러운지 손에 사료를 한 움큼 쥐고선 한 번씩 불러본다
“나비야~” “나비야~”
나는 내심 반응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부르고, 밥을 주며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는데 부장님과 후배가 부른다고 설마 바로 곁을 내어주겠어?
‘지조 없는 X’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바로 몸을 비빌 수가 있냐? 나랑 똑같이? 그 사람들은 너를 잘 안 챙기고 나는 아침마다 점심마다 챙겨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섭섭하다.
부장님과 후배는 당연하다는 듯이 다른 녀석들에게도 사료로 유혹을 해보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놈들이다. 밥시간도 아닌데 왜 사료를 들고 부르지? 하는 표정으로 저만치 서있다. 이 녀석들에게 버림받은(?) 손을 어색하게 나비에게 돌리며 다시 한번 불러본다.
‘가지 마~’ 이 서운한 마음은 한 번이면 족하다고~
‘지조 없는 X’
부드러운 털의 느낌에 설레었던 기쁨도 잠시 뭔가 알 수 없는 서운함에 점심은 패스할 거라 다짐하고 다짐해본다.
- 나비이야기 -
ㅎㅎㅎ 인간들 좋냐? 좋된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