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다
이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것일까? 조금 더 빨리 익숙해지기 위해 마음이 급해지는 것일까?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발생하고 말았다.
사고
모든 일을 마치고 기계를 청소하는 마무리하는 작업 중에 기계의 큰 칼에 손을 베이고 말았다. 작은 커터칼에 조금씩은 자주 베여왔지만 이번엔 스케일이 다르다. 엄지손가락 가운데를 깊게 베이고 말았다 뚝뚝 떨어지는 피의 양이 꽤 많다. 함께 청소 마무리 작업을 하던 외국인 친구가 놀라 눈이 동그래진다. 얼른 사무실로 가서 치료를 받아보라 한다.
그런데 나는 왜 놀라지 않지? 깊게 베인 상처의 아픔도, 뚝뚝 떨어지는 피를 보며 놀라는 마음도 없다. 덤덤하게 바라보며 휴지로 상처를 감싸고 사무실로 향한다. 때마침 전화통화를 하고 있던 후배가 놀라며 약상자를 열고 소독과 밴드로 지혈을 해본다. 둘둘 싸맨 밴드에 발갛게 피가 베여 나온다. 내심 꿰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욱신욱신 쑤셔오는 통증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놀라며 다시 소독과 상처를 감싸 본다.
상처를 봉합해야 할 것 같다. 응급실로 향한다.
왜일까? 아픔도 놀 란마음도 없다. 공장에서 일하는 내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 것인가? 나 자신을 포기한 것처럼 아무 느낌이 없다.
그저 슬픈 마음뿐이다.
다음날 아침 난 늘 하던 것처럼 주차를 하고 늘 하던 것처럼 고양이들은 나를 찾아주었다.
마치 나의 상처를 위로해주려는 것처럼 주변을 맴돌고 있다.
- 나비이야기 -
어제 급히 나가는 그대의 모습에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있음을 직감했네.. 다치 기라도 한건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었네..
이곳에서 일하는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다치지 않는 것이야.. 한순간이라도 다른 생각을 한다면 쉽게 다칠 수 있어.. 무슨 생각을 했나? 힘이 들었나? 내가 그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네... 그저 힘이 들 때나 다른 생각이 들 때. 나를, 우리를 보며 잠시나마 위로받고 힘을 내었으면 해..
그대가 어디서 무엇을 했든 이젠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너무 예전 일을 생각하지 말았으면 해.
그리고 하루빨리 그대가 이곳의 일에 적응하기를 바라겠네.. 여기도 꽤 괜찮은 곳임을 알게 될 거야...
얼른 그 상처가 낫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