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에 한국인이 새로 출근하게 되었다. 한국인들의 평균 연령을 팍 줄여주는 젊은 사람이다. 30대 초반의 친구는 물류 일을 하다가 이곳으로 출근한다고 한다. 한 가지 비밀은 부장님의 아들이라는 것. 사장님은 나의 후배이자 부장님의 조카, 그리고 아들, 한국인들은 모두 어떠한 관계들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다른 어른들도 그렇고, 그동안 다녔던 회사들도 그렇고 지인들과 연결되면 경영이라는 거창한 말을 쓰지 않고도 매우 머리가 아프다고 하던데..
이런 관계 속에서 조그맣지만 내실 있는 이공장을 잘 운영하고 있는 후배의 모습이 조금 걱정되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다.
나이차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꼬박 존댓말을 한다. (가끔은 반말이 섞이기도 하지만..) 이 글 속에서는 성준이라는 가명으로 쓰려고 한다. 어찌 되었던 개인 정보니까... 성준씨는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한다. 집에서도 한 마리 키우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아침 일찍 출근한 그의 손에는 여러 개의 통조림과 여러 개의 스틱이 들려있고, 나비들과 누렁이는 정신을 못 차리고 스틱에 연신 코를 박고 냄새를 맡으며 혀를 날름거린다.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ㅊㄹ의 힘인가? 그렇게 사료를 퍼주고, 맛있는 반찬이 남으면 챙겨주고, 놀아주려고 했던 나의 정성들은 잊히고, 만난 지 이틀만인 성준씨의 강력한 무기 앞에 이 녀석들은 무장을 해제하고 말았다. 한놈은 연신 야옹거리며 그의 주변을 맴돌며 몸을 비비고, 한놈은 배를 까보인다. 한놈은 그저 스틱의 방향 데로 고개를 따라가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고 씁......
사료를 주고 참치 통조림과 ㅊㄹ라는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성준씨를 볼 때면 고양이녀석들은 일제히 꼬리를 세우며 반겨준다.(하... 이것이 그 유명한 템빨인가.....)
- 나비 이야기 -
이곳이 원래는 한국인 그렇게 많이 오는 곳이 아닌데 이렇게 몇 달 안되어 한국인이 또 오다니, 공장이 잘 운영되는가 보고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다들 무슨 관계가 있는 모양인데 우리들과 같은 인연들인가? 나와 내 딸, 그리고 운명이 맺어준 친구, ㅎㅎ 물론 이 녀석들은 엄마와 친구 이전에 나를 대장으로 여기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함께 쥐를 잡고, 뱀을 잡을 때는 제법 호흡이 딱딱 맞는단 말이지.. 물론 내가 앞장서고, 잘 이끌고 있어서겠지만, 그래 그건 그렇고 이 새로 온 한국인은 어려 보이는데 막내인가 보군? 이제 자네 대신에 이 막내 친구가 우리에게 밥을 주는 것인 겐가? 걱정 말게 자네보다 더 친해지지 않을 테니 이 도도한 매력으로 한껏 약 올리다가 좀 친해진 척해주면 되지?
걱정 마~........
하... 이것은 무엇인가? 내 평생 먹어본 것이라곤 쥐와 뱀.. 그리고 가끔씩 어려운 새를 사냥하여 먹다가 이 사료라는 것을 먹어보곤 정신을 잃을 뻔하였는데, 이 생선 맛인지 닭고기 맛인지 모르는 이 요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머리보다 입과 혀를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이 음식은 정말이지 내생 전에 아니 그 생전의 생전에도 못 먹어봤던 음식인데.. 나의 영혼을 가지고 노는 것 같구먼.. 어느새 나를 막내 앞에 배를 보이며 누워있게 만들다니...(부끄..) 제발 제발 우리들의 자존심을 가져가고 그 음식을 더. 더.. 더... 줄 순 없을까~~용? 네? 더 주세요~~~ 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