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이야기

경쟁자들을 만나다.

by 철용

한동안 맡은 업무를 하면서 주변 건물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앞은 박스를 만드는 공장, 뒤는 냇가 밑 농지, 옆도 농지이고, 또 다른 한쪽 옆 건물은 살림집과 함께 있는 작은 슈퍼가 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이 키우는 고양이 가족이 세 마리가 있다.

지금까지는 그 고양이들이 우리 공장으로 넘어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저 슈퍼 앞마당에 있는 작은 나무를 오르내리며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며 하루를 보내곤 하였다.


성준씨가 오고 나서 우리 고양이들의 복지는 무척이나 좋아졌다. 처음 보는 간식들이 등장하고, 더욱더 큰 사랑으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

나도 한 번은 고양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사준적이 있다. 돌멩이를 장난감 삼아 툭툭 치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려니 무슨 마음에서인지, 작은 실타래 같은 공을 몇 개 사다 주었다. 이리저리 굴리고, 노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 녀석들은 역시 야생임에 틀림없다. 몇 번 툭툭 쳐보더니 그냥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공들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어가는 계절의 서늘한 바람에 그저 애처롭게 홀로 굴러다닐 뿐이다.


좋은 복지에 소문이 났는지 공장과 슈퍼의 경계를 알려주는 작은 철제 담장 사이로 이 세 마리의 고양이들이 나타났다. 주차장에 비치는 따뜻한 햇볕을 쪼이며 배를 깔고 뒹구는 놈도 있고, 서로에게 몸을 기대며 가족 간의 사랑을 다지는 놈들도 있다. 역시 집에서 키우는 녀석들이라 그런지 자신들을 부르는 우리들을 잘 따른다. 성준씨는 역시나 작은 참치캔을 따서 녀석들의 혼을 놓게 만들고, 부장님과 나는 그저 “냐옹아~” 부르며 녀석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마치 누구에게 더 먼저 다가올 것인지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참치캔에 혼을 팔려서인지, 집고양이의 애교인지, 이 녀석들은 부장님, 성준씨와 나의 다리사이를 오가며 몸을 비빈다. (처음 본 녀석들인데....)

“역시 이래야 고양이지~”라며 우리는 이 녀석들의 애교를 칭찬하고 있다.


뒤통수가 간질간질하다. 아니 약간 따갑다고 표현해야 하나? 등골이 살짝 서늘해진다.

이 녀석들을, 우리를 쏘아보는 나비의 눈빛이 느껴진다.



- 나비이야기 -

성준이라는 놈의 작은 정성에 감복해 한동안 잘 따라 주었더니, 이 인간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다른 집 고양이들을 우리의 영역으로 들일수가 있단 말인가

저 과장이라는 놈은 내가 다리를 비벼줄 때마다 그렇게 좋아해 놓고선.. 아 이 인간들을 어떻게 응징해야 할까?

아니 그보다 겁도 없이 나의 구역에 발을 들인 저놈들은 대체 더이서 나온 용기일까? 딱 봐도 어린놈들 같은데.. 가만 둘 수가 없다.

아무리 옆집 녀석들이라 해도 엄연히 구역이 갈라져 있고, 그 구역은 넘보는 것이 아님을 알려줘야겠다.


“AVENGERS, ASSE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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