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이야기 외전 2

기쁨, 그 옆에 슬픔

by 철용

나비와 흰둥이가 새끼를 낳고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을 무렵 한 마리의 다른 고양이를 잊고 있었다. 물론 사료와 간식은 잘 챙겨주었지만 그 녀석도 임신했을 줄은 몰랐다.

낯선 곳에서 나는 새끼의 울음소리를 좇아가 보니 창고로 쓰이는 컨테이너 박스 밑에 작은 생명체들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누렁이의 새끼들이다. 다른 아이들의 새끼들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서 그런 건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너무나도 구석진 곳에 새끼를 낳았다.

누렁이는 학대받던 고양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유독 많았다. 사료를 먹을 때 말고는 항상 피해 다니는 녀석이다 하물며 고양이들의 마약이라는 츄르를 먹을 때도 갖은 눈치를 보며 쭈뼛쭈뼛 다가와서는 살짝 핥아먹고 다시 도망가는 녀석이다. 그런 면을 보면 내심 컨테이너 밑에 새끼를 낳은 것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부장님께서는 누렁이에게 안타까운 화를 내고, 성준씨는 어떻게든 새끼를 꺼내기 위해 팔을 한껏 밀어 넣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저 잘 크기만을 바랄 뿐이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크기만 하면 어떻게든 구해내 키워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헛되이 사라져 버렸다.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시체가 되어 우리들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었는데....


너무 슬픈 울음소리다. 자신의 새끼를 찾는 것처럼, 아니 부르는 것처럼 컨테이너 앞에서 울부짖는다.

떠나보낸 것일까? 아니면 한 마리라도 남아 있는 것일까 플래시를 비추며 컨테이너 밑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뭔가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한데 도저히 꺼낼 수가 없다. 제발 제발 물고 나와라 누렁아...


화창한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게 슬픈 장면이다. 이미 죽은 듯한 새끼를 물고 창고 구석으로 향하는 누렁이의 모습이다. 마지막 남은 새끼인데... 왜 왜 도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사람일까? 짐승일까? 죽은 새끼를 찾아 땅에 묻으며 알 수 없는 분노와 누렁이를 향한 슬픔이 느껴졌다.


누렁이는 며칠 동안 새끼를 찾아 헤매었다. 며칠 동안 울부짖었다.


너무나도 큰 슬픔에 정신이 나간 듯 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처럼 누렁의 털은 군데군데 삐져나오고 빠진듯한 모습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의 여인처럼...


한동안 그렇게 슬픈 모습과 슬픈 목소리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그녀는 이곳을 떠났다. 슬픔을 잊으려 여행을 떠난 것인지, 다시 돌아오기는 할 것인지..


기쁨 그 옆에 이렇게 큰 슬픔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