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아주 작고 사소한) 10화

나에게로...

by 철용

경찰서


“성무성 경장님, 어디 계세요? 아, 저기 있네~! 그렇게 쫓아내더니만, 이제는 뭐 좀 알려주실 게 있으신가요?”

“아, 기자님... 왜 자꾸 이럽니까. 나도 골치 아파 죽겠어...”


김민주 기자가 인플루언서들의 계정을 가리켰다.

“저 사람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요. 영상은 삭제했는데, 이미 다 퍼져나갔고...”

“흠... 자기 계정에 직접 올려놓고도 말이 없다? 그럼 뒤에 뭔가 있는 거 아냐?”

“뭔가라니?”

“촬영한 사람들이 말이야. 다들 복면을 쓰고 있었잖아. 혹시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해서 영상을 올리고, 협박이나 회유 같은 걸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때 후배 형사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형님!! 이거 좀 보십시오! 빨리요!”

“뭔데 그래?”

“제가 좀 뒤져봤는데, 연관 검색어로 찾다가 이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노트북을 열어 블로그 페이지를 보여주었다.


“이게 뭐 어쨌다는 거야?”

“잘 보십시오. 날짜랑 내용을 비교해 보세요. **월 **일, 훈련소로 납치됐던 여자 기억나시죠?”

“응, 그 사건.”

“그 피해자가 당한 일이... 이 블로그에 그대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김민주 기자도 다가와 눈을 크게 떴다.

“맞네... 이건 ‘핸드폰 걸음마 여자’ 사건 내용이잖아?”


세 사람은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럼 뭐야?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고 며칠 뒤,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건가?”

“네, 딱 그겁니다!”

“그럼 블로그 주인이 납치를 했단 거야?”

“아니지. 그럴 거면 이렇게 글로 남길 리가 없잖아. 그건 곧 자기 자백이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그대로 실행에 옮긴 거지. 글을 쓴 사람은 그냥 기록했을 뿐이고... 미친놈이 현실에서 ‘응징’을 따라 한 거야.”

“하... 어쨌든 블로그 주인을 만나봐야겠군.”


성무성 형사가 중얼거렸다. 그때 김기자의 눈이 번쩍 빛났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기자님은 가만히 계세요.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야! 블로그 주인 신원 좀 당장 찾아봐라.”

“넵!”


토요일 아침.

모든 직장인들이 기다리는 그날, 나는 와이프와 함께 근처 쇼핑몰로 브런치를 즐기려 했다. 언젠가부터 주말 카페 브런치는 우리 부부의 소소한 루틴이 되어 있었다.


“뚱따, 이거 영상 봤어?”

“뭔데?”


와이프가 보여주는 휴대폰 화면 속 유튜브 영상에 나는 얼어붙었다.

“왜 그래?”

“어... 어...? 아,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심장은 이미 거칠게 뛰고 있었다.

‘뭐지, 이 영상... 왜 이렇게 낯설지 않은 거지?’

나는 황급히 노트북을 열어 블로그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순간, 온몸에 전율이 밀려왔다. 버스정류장 이름, 훈련소에서의 장면... 모든 게 내가 쓴 글 그대로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와이프에게 다른 영상들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볼수록 머릿속은 새하얘지고,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려왔다.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쳤다.

‘내가... 쓴 글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나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몇 주 전, 무단결근을 하고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던 이 부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든 게... 연결된 것만 같았다.

결국 나는 블로그를 막아버렸다. 아니, 아예 탈퇴를 했다. 없애버리면 괜찮아지겠지.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 그저 흔적을 지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뚱따, 왜 그래?”

“자기야...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 그냥 집에 가서 눕고 싶어.”

“그래? 갑자기 왜 이래. 병원이라도 갈까?”

“아니야... 그냥 쉬면 괜찮아질 거야.”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았지만,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잠깐 잠이 들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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