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아주 작고 사소한) 11화

나는 그저 쓰기만 했다.

by 철용

와이프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뚱따, 무슨 사고 쳤어? 경찰들이 찾아왔어!”

“... 응? 경찰이...?”

“오늘 이상해. 자기가 다른 사람 같아. 경찰은 또 왜...”


정신이 아득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현관으로 나가니, 성무성 형사와 이형사가 서 있었다.

“저... 밖에서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네, 그러시죠.”


셋은 아파트 근처 작은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놀라지 않는 걸 보니, 저희가 왜 온 건지 아시는 것 같네요.”


나는 커피잔을 꼭 쥔 채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전 그저...”

“알고 있습니다. 김**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거요.”

“전 그저... 짜증 나고 기분 나빴던 일을 글로 옮긴 것뿐이에요. 그렇게 하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아서...”

“네,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혹시 아시는 게 있나 해서 찾아뵌 겁니다.”

“아뇨... 전혀 몰랐어요. 이런 영상이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손끝이 떨려 커피잔이 덜컥거렸다. 성 형사가 내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블로그가 닫혀 있던데요?”

“네... 너무 놀라서 저도 모르게 탈퇴를 했습니다.”

“그럴 만합니다. 본인이 쓴 글이 이런 사건과 맞물렸으니... 저희도 처음에 신고가 들어왔을 땐 황당했거든요.”

“신고... 요?”

“네. 여기저기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아... 괜히 저 때문에...”

“아닙니다. 블로그는 개인 공간이니까요. 충분히 쓰실 수 있죠.”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 순간, 문득 떠오른 문장이 있었다.


분노를 기록하는 건 쉽지만, 분노를 멈추는 건 어렵다.


나는 그 댓글에 대해 경찰에게 전했다. 성 형사는 즉시 메모하며 말했다.

“그 댓글 작성자도 조사해 봐야겠네요. 사이트 측에 협조 요청을 하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예상대로 와이프의 ‘심문’이 시작됐다.

“솔직히 말해. 뭐야, 대체?”


나는 경찰과의 대화, 블로그에 올린 글, 영상 사건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와이프는 잠시 생각하더니 의외로 담담하게 말했다.

“너는 글만 쓴 거잖아?”

“응. 난 그저... 쓰기만 했어.”

“그럼 됐어. 걱정 마. 별일 없을 거야. 나라도 그런 상황이면 짜증 났을 거야.”


그녀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와 내 앞에 내려놓았다.

“한잔할래?”

이전 10화분노(아주 작고 사소한) 1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