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준
가끔은 슬픔의 무게에 몸 가누지도 못할 만큼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날들 있다
그러한 날이면 몸 가누지도 못하고 휘청거리는
벌이 날아든 민들레가 마냥 부럽기만 했다
곧게 열린 하늘 아래 길 따라 바람이 불어왔다
회색빛으로, 푸른빛으로, 금빛으로, 붉은빛으로
벌은 날아가고 민들레의 목은 꺾이고 말았다
불어오는 바람에 민들레 홀씨는 흩어지고 말았다
나는 수많은 목이 꺾인 민들레들을 보고 있다
서울역에서, 달 동네 판자 집에서, 쪽방촌에서
가끔은 슬픔의 무게에 몸 가누지도 못할 만큼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날에 햇살이라도 비춘다면
슬픔도 바짝 말려 바람에 날려 보내야겠다
가끔은 삶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한없이 중력의 방향을 따라 머리를 향하는 날들이 있다.
결코 삶이 부끄러워서 떳떳하지 못해서 고개를 떨구던 날들은 얼마나 있었던가?
또 얼마나 고개를 떨구며 살아가는 버거운 삶들이 있던가?
바람아 불어와 나의 고개를 매섭게 꺾어다오.
꺾인 목을 땅으로 떨구어 순교자처럼 아낌없이 썩혀 자양분이 되고 싶다.
너무도 힘든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