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외계인과의 만남 #11~12

by 작가C

#11

“어제 그곳들을 다녀오고서 어떠한 느낌이 들었나요?”

“글쎄요. 너무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운 느낌?”

“물론 그러셨겠죠. 다시 여쭈어 볼게요. 죽는 존재와 죽이는 존재를 보면서 어떠한 생각이 들었나요?”

“글쎄요. 죽이는 존재는 죽는 존재에 대해서 너무 무감각하다? 나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할 때, 인간은 상대에게 잔인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들이요.”

“제가 박사님께 하려는 이야기의 주제가 일부 나왔네요. ‘나와 다른 존재’가 바로 그것이에요.”

“‘나와 다른 존재’요?”

“네. 그것이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 될 것이랍니다. 박사님! 나와 다른 존재임을 인간들은 어떻게 인지할까요? 나와 다른 존재임을 인간들은 명확하게 규정지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인간들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걸까요?”

“아, 어렵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 한 질문들이네요.”

“조금 더 깊이 있게 질문하도록 할게요. 인간만이 자의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자의식은 무엇일까요? 인간들에 의해 자의식이 없다고 판단된 존재는 정말 자의식이 없을까요?”

“이 질문들 역시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죠?”

“네.”

“그러면 박사님께 질문을 하는 것보다 제가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네요. 자, 어제 죽어간 존재들은 돼지, 잔 다르크, 마루타였습니다. 기억하시죠?”

“네. 기억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요.”

“죽어간 돼지와 잔 다르크, 마루타는 살생을 하는 인간들에게 육류공급원, 마녀, 실험대상일 뿐이었습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하며 살생을 했습니다. 착각과 무지로부터 기인된 생각이 무감각한 살생을 부른 것입니다. 착각과 무지는 인간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줍니다. 그 믿음이 심어지면 인간들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하죠. 그것도 스스럼없이 말입니다.”

“잘못된 믿음이라…….”

“네, 잘못된 믿음이요. 인간은 돼지를 어떻게 생각하죠? 돼지는 인간에게 단백질과 지방을 제공해주는 육류공급원일 뿐인가요? 돼지는 살아 숨 쉬는 존재, 즉 생명체가 아닌가요? 인간은 생명체의 목숨을 거둘 권리가 있나요? 그럴 권리가 있다면 무엇에 근거하고 있나요? 인간의 생명과 돼지의 생명은 서로 다른 것인가요? 혹자들은 인간과 같은 자의식을 가지지 않은 타 생명체들의 생명은 인간의 생명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 말이 맞을까요? 어떻게 입증할 수 있죠? 인간은 고등하고 다른 생명체들은 하등하다고 혹자들은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돼지의 생명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하죠. 과연 맞는 말인가요? 고등하다와 하등하다는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그것들은 지능의 차이인가요? 인간들은 지능을 올바르게 측정할 수 있나요? 우주 보편적인 절대적인 측정기준을 가지고 있는 지능의 측정인가요? 만일 그러한 측정이 가능하다고 가정을 해보죠. 그렇다면 갑자기 어디선가 출현한 고등한 생명체가 인간들을 상대적으로 하등하다고 하여 돼지처럼 살생을 해도 되는 건가요?”

“저는 인류가 자신들의 모든 행동들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세워놓은 자의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지구에는 인류를 비롯한 일부 생명체들만 자의식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인간들이 인식을 하지 못할 뿐이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자의식을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지능이 고등하다 또는 하등하다의 구분은 우주보편적인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럴 수 없습니다. 지능을 측정하는 척도는 인류에 의해서 인류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역사 속에서 인류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수천 년 전의 인류는 우주의 모든 구성원들이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이 그 증거이지요. 그래서 인류는 자신들이 숭배하는 존재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죽이지 않았습니다. 인도에서 현재까지 신으로 숭배하는 소를 도축하지 않는 풍습은 토테미즘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인간들은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거나 미약해지면서 다른 존재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쉽게 살생합니다. 어쩌면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은 인류가 우주의 일부로서 다른 존재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기반 했던 믿음인지 모릅니다. 현대의 종교들을 보도록 하죠. 특히,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들을요. 유대교, 가톨릭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은 섬기는 유일신이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종교들은 뿌리가 같기는 합니다. 이 종교들의 성서에 의하면 유일신은 자신을 닮은 모습으로 인간을 빚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류를 매우 사랑하여 자연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주장합니다. 모든 내용들이 인간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을 믿었던 인류는 이제 신 이외의 모든 우주의 존재들과 동등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인류는 모든 존재들을 정복하여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인식의 변화가 너무도 크게 변화되었습니다. 인간들은 자신들을 척도로 같음과 다름을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구분은 인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고등한 외계의 지적생명체와 조우했을 때, 그들은 우리를 돼지처럼 여길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를 닮은 신을 찾는 수밖에 없게 되겠죠. 그리고 그들이 우리의 신이 아니기 만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맞아요. 유일신을 숭배하는 종교들이 생겨나기 이전의 인류, 지금의 과학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의 인류는 다른 존재들과 다름을 내세우지 않았답니다. 그들을 두려워했었고, 경외했었고, 숭배했었죠. 그럼으로써 인간들도 그들에게 존중받고 보호받기를 바랐습니다. 그때가 이 우주의 균형이 가장 잘 이루어져 있을 때였답니다. 지금은 그 균형이 인간들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했지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인류는 인류 외의 존재들에게만 그러한 것이 아니랍니다. 그 다름의 대상을 인류 스스로에게도 적용하지요. 잔 다르크가 왜 화형을 당했나요? 그녀는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를 영국으로부터 구한 영웅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그녀를 신의 계시를 받은 자라고까지 생각했었죠. 그러나 백년전쟁이 거의 매듭지어지고 잔 다르크는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신을 배반한 여자, 마녀로 낙인찍히게 되었죠. 잔 다르크는 마녀라는 누명이 씌워지면서 인간들과는 다른 존재가 되었던 셈입니다. 인간들과 같지 않기 때문에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었죠. 잔 다르크는 그렇게 종교재판을 받은 후 화형에 처해져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일본군 731부대의 마루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선인, 러시아인, 중국인 등 다수의 마루타들은 일본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도 쉽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일본군에게 있어서 마루타들은 일본인과는 다른 하등한 존재로 여겨졌었던 것입니다. 이 모든 사건들은 ‘우주와 존재들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맞습니다. 그러나 우주와 존재들의 본질을 입증하는 일은 너무도 어렵습니다. 지금 인류의 과학수준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어쩌면 비교적 먼 미래에도 그것의 입증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제가 지금 박사님이나, 인류에게 필요한 과학기술을 전수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의 인류는 저희가 가진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저희 과학기술로 인해 인류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요. 다만, 제가 박사님으로 하여금 기대를 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사상의 정립입니다. 박사님은 분명히 그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20년 후 박사님이 과학자가 아닌 사상가로서 인류에게 큰 존경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100년 이내로 박사님은 과학자로서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 정립된 사상이 이후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때문이죠. 아쉬운 것은 그 입증이 박사님 사후에 일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지금부터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야 명확해집니다.”


#12

“연희 씨, 질문이 있습니다.”

“네, 박사님. 물어보세요.”

“제가 미래에 해야 하는 일이 연희 씨에게 중요한 일인가요? 제 개인의 업적에 국한되는 일, 또는 인류의 발전에 국한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먼 우주에서 저를 찾아와 도움을 급하게 줄 만큼 중요한 일인지 궁금해지네요.”

연희는 나의 질문에 무엇인가 허를 찔린 사람처럼 표정을 지었고, 답변을 바로 하지 못하였다. 그러한 연희의 모습에 나는 궁금증이 더욱 커져만 갔다.

“음. 제가 박사님께 이 이야기까지 할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어요. 그 궁금증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 하는지 조심스러워 지네요.”

“답변하기가 어려운 가요?”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쉽지도 않네요.”

“답변을 꼭 듣고 싶어지네요. 연희 씨가 이렇게 나오니 상당히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잠시 동안 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말없이 연희의 답변을 기다렸다.

“정말 답변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러나 이야기 드려야 하겠죠? 어쩌면 박사님과 이 지구의 인류, 저희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맺어지는 시발점이 될지 모르니까요.”

“저희라면, 연희 씨가 속한 존재들까지요?”

“네, 그래요. 아니, 어쩌면 저희에게 더욱 중요해서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도대체 어떠한 일이기에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지금 이곳의 인류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제 박사님께서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희 씨는 저에게 인류의 생각과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우주와 모든 존재들의 본질’을 알려주고 있는 것일 테니까요.”

“맞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는 전 우주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이 우주의 시간으로 약 7백년 후 저희는 매우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저희 우주는 멸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아니, 왜요?”

“인류 때문입니다.”

“저희 때문에요? 저희 인류가 어떻게 연희 씨가 속한 우주로 가서 그곳을 멸망하게 만든다는 겁니까? 저희와 다른 차원의 우주이기 때문에 불가능 한 일이잖아요.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잖아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사실이에요.”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입니까?”

“인류는 인류인데 이 우주의 인류가 아닌 다른 평행우주의 인류가 그렇게 한답니다.”

“다른 평행우주의 인류가요?”

“네. ‘평행우주 No.6의 지구9’에 살고 있는 인류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런데 연희 씨는 왜 제게로 온 건가요? 그곳의 제 도플갱어나 다른 존재에게 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래야 했을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저희는 이곳의 차우준 박사님께 찾아와 도움을 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평행우주는 서로 별개인 우주처럼 보이지만, 사실 매우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가집니다. 이곳에서 박사님의 어떠한 행동은 다른 평행우주에 직‧간접적으로 반드시 영향을 준답니다. 그 모든 확률을 고려하여 저희는 저희에게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그 선택은 이곳의 박사님께 제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다른 평행우주의 인류라 할지라도 기본차원은 저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인 데, 어떻게 그들이 연희 씨가 있는 고차원의 우주로 가서 그곳을 멸망시킨다는 거죠?

“평행우주들은 차원과 적용되는 우주의 물리법칙 등이 동일합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수준, 문명의 발전정도, 우주의 배치 등까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이곳의 인류보다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우주의 종족들과 긴밀하게 교류하고 군사적 동맹관계를 맺어오면서 급속하게 진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군사적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들은 하나같이 위험하고 파괴적입니다. 그 동맹에서 리더는 인류랍니다. 전술에 능할뿐더러 공격적이고 정복욕이 강하죠.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속한 우주 대부분을 정복하여 통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속한 우주로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속한 평행우주에서 지구는 연희 씨가 속한 곳과 거리가 멀지 않은가요?”

“이곳처럼 공간적 시간적 거리가 모두 멀지 않답니다. 그들의 지구 근처에 저희 우주로 넘어올 수 있는 웜홀이 있기 때문이죠. 그들은 그 웜홀을 통해 저희 우주로 건너와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저희는 그들을 막아낼 가능성이 높지 않답니다. 이 지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희는 영적인 존재들입니다. 평화로움을 추구하고, 과학을 발전시키며,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면밀히 관찰하는 일에만 신경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죠. 간혹 우주에 문제가 생기면 개입하기는 하지만, 비폭적적인 방법으로 개입을 할 뿐이랍니다. 하위차원 우주에 속한 존재가 상위차원 우주에 속한 존재를 침략하는 사건은 전 우주역사를 통틀어서 처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우주의 구성원들이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답니다. 그들이 저희 우주를 침략한다면, 저희 우주는 1004억 년 만에 처음으로 위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너무도 심각한 일이네요. 그런데 연희 씨가 속한 우주는 1004억 년이 된 우주인가요?”

“그렇습니다. 제가 속한 우주는 1004억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우주 역시 이 우주처럼 다른 우주에 블랙홀과 유사한 상태로 존재하다가 대폭발을 일으키며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우주의 일부가 찢어지면서 새로운 차원의 우주가 만들어진 것이죠. 이 우주가 137억 년 전 저희 우주에서 대폭발을 일으키며 만들어졌듯이 말입니다. 대부분의 우주들은 그렇게 만들어진답니다. 일부 그렇지 않은 우주들도 있지만요.”

“그렇군요. 하나 더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제가 미래에 사상을 정립하여 세상에 내놓게 되면, 연희 씨가 속한 우주는 어떻게 그들의 침략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까?”

“박사님의 사상은 이 우주의 인류에게 크게 영향을 주어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게 한답니다. 그 평화와 공존은 인류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른 평행우주들에서도 박사님의 사상에 영향을 받습니다. ‘평행우주 No.6의 지구9’에 속한 인류는 우주정복을 꿈꾸지만 박사님의 사상에 영향을 받는 외계 종족들이 군사적 동맹관계를 파기함에 따라 우주정복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게 되면서 그 꿈을 포기하게 됩니다.”

“제게 주어진 일이 너무도 막중하네요!”

“그렇습니다. 박사님께서는 반드시 그 일을 해주셔야 해요.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자살은 생각하지 말고요. 박사님은 온 우주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 분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마세요. 저는 항상 박사님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도움이 정말 필요할 때에는 지금처럼 찾아갈 거고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박사님께서 제게 약속해 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저로부터 알게 된 지식들은 절대 사상서로 발표하기 이전에 공개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저와 만난 사실도 다른 인간들에게 알려지면 안 되고요.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은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꼭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연희 씨를 다시 만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정말 필요한 상황이 오면, 저는 지금처럼 박사님께 찾아올 겁니다. 참, 마지막으로 드릴 말이 있어요. 박사님은 이곳 용문사를 떠난 후 약 1년 동안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우실 거예요. 원하는 일을 하지도 못하실 거고요. 그러나 너무 상심하거나, 우울해하지 마세요. 그 이후부터는 점차 좋아질 것입니다. 저를 믿으셔도 되요.”

“네.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외계인과의 만남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