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by 작가C

가을밤


차우준


가을 밤 외로움은 어둠만큼 깊게 스며듭니다.

창 밖에는 가을이 짙어진다며

서른하고 몇 해를 삭은 귀뚜라미 소리가 풍겨 옵니다.

밤은 깊어 세상을 검게 덮었는데

깊은 잠에 드신 부모님 머리 위에는 유독 별빛이 스미고 있습니다.

가을 밤 그리움은 달빛처럼 은은하게 내립니다.

이른 아침이면 꽃잎을 적실 이슬이 제 가슴에 달빛과 함께 맺힙니다.

나는 이 가을 밤 사무치는 소중한 것들이

그리움으로 남지 않기를 바래어 볼 뿐입니다.




요즘같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다 막 그 계절의 문턱에서 깊은 밤이 불면증처럼 걸려있을 때는 잠을 쉬이 이루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에서 조금 벗어난 수도권 외각지역인 김포 입니다.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서울과는 전혀 다른 가을밤이 찾아오곤 합니다. 스며든 어둠만큼 방안으로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가을밤의 소리와 내음, 외로움들. 가을밤이면 침대에 누워 있는 나를 잠못들게 하는 것들입니다. 유리창 너머 하늘에 쏟아지는 별빛을 봅니다. 참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어두운 창에 희미하게 비치는 제 모습이 있습니다. 어느덧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문득 부모님을 제게서 봅니다. 어느덧 별빛은 부모님의 머리에 저리도 곱게 물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 말 없이 부모님을 꼭 안아드리고 싶은 밤입니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하는 밤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국화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