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매일 아침을 맞으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그 느낌이란...

by 작가C

아침


차우준


칠흑 같던 어둠을

아침이 묽게 하네


가득했던 귀뚜라미 소리를

아침이 묽게 하네


(아침, 아프리카 흑인 노예선을 이끌던 유럽의 노예상이여)


이제 곧 시작이라네

부산하고 고단한 生의 한 장막




아침이 찾아오면 상쾌함도 잠시.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몰려드는 남아있던 피로함은 어쩔 수 없이 상쾌함을 밀어내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나 학생, 그리고 이들을 뒷바라지해주는 우리네 어머니도 아침은 평온함과 적막함은 금세 잊게 하고 부산함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침, 아침이라는 것은 참 묘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마법과 같은 시간입니다. 아침이 오는 순간을 한 번 주의 깊게 살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한 번 쯤은 있으실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칠흑 같던 어둠이 하늘과 세상을 모두 물들이고 있을 때, 어느 순간 저 하늘의 한 켠에서 어둠이 조금씩 묽어지는 순간을 바라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순간은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마치 최면에 걸려든 사람처럼 아니, 마치 마범에 빠져든 사람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어둠이 점차 묽어지는 그 곳만을 바라보게 됩니다.


아침의 이슬이 세상을 살짝 촉촉하게 남겨놓아서 일까요? 촉촉한 새벽 공기가 피부에 내려앉고 밤새 가득했던 귀뚜라미 소리들도 라디오의 음량을 아주 조금씩 줄이듯이 사그라지기 시작합니다. 하늘은 여전히 묽어지는 어둠으로 몽환적인 상태입니다. 아마 이런 묘사가 맞는 것일지 모르겠네요. 검은 잉크로 물들여진 투명한 유리컵에 어떤 맑아지는 액체 몇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묽어지는 그런 느낌? 아니 이 정도의 스케일로는 그 느낌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상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청량한 새의 소리들로 인해 몽환에서 깨어나게 되면 어느덧 하늘과 세상은 빛으로 가득해져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도로에는 벌써 자동차들이 다니기 시작하네요. 그렇게 아침이 왔네요. 아침이 왔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오고 나면 도시에서의 일상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마치 아프리카 노예상의 악랄함과 같이 부산하고 부지런한 활동을 시작하라고 독촉을 합니다. 그렇게 하루는 시작이 됩니다. 이런 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이면서 기억들이 되어가는 것들이겠지요.


그래도 저는 아침, 아침이 있어 참 좋습니다. 주말을 맞이하는 날 한 번 쯤은 아침을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마 아침도 주말은 우리에게 부산함으로 독촉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침을 맞이하면서 황홀함과 함께 편안함을 만끽하면서 커피 한 잔과 토스트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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