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준
라이너 릴케, 윌리엄 B. 에이츠, 엘리엇 스미스
나는 매일 찾아드는 죽음 같은 잠결에도 그들의 이름을 되뇌어 본다
나는 공허하게 내던져진 시간
그림자처럼 얼룩진 나의 초상을 마주한다
회색으로 보이는 공기를 폐포까지 깊숙이 들이마시며
나의 내면의 본질적인 고독함과 아픔을 매일같이 사랑해야지
밤하늘 유령처럼 떠도는 별빛 이름을 불러줘야 비로소 다가오는 것들
나는 사랑할 것이다
오늘도 나는 밤하늘을 떠도는 나의 유령을 사랑할 것이다
별빛이 깊게 내리지 못하는 밤, 작고 어두운 방에 홀로 잠을 청하다 잠이 나를 찾아들지 않을 때면 얕은 고요 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고는 한다. 날아가는 생각들과 다시 날아드는 생각들은 검고 광활한 나만의 우주로 나를 내던지기도 한다. 그 광활한 어둠의 우주에서는 나는 나를 직면한다. 결국은 홀로 내던져진 외롭고 고독한 존재의 나를 직면하는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다시 나의 세상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시인들의 이름을 되뇐다. 릴케, 에이츠, 엘리엇, 고은, ……. 외로움 그리고 고독함. 함께 있어도 불현듯 어둠처럼 몸안으로 깊게 스며드는 것들. 잠을 이루지 못할 때에는 창가로 다가가 창밖의 하늘을 본다. 쏟아지는 별빛들. 그리고 나는 별빛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본다. 그중에 가장 서늘하게 내리는 별빛에게는 내 이름 석자를 붙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