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될수록 좋은
차우준
오 년 만에 만난 친구와
동네 대포집에 갔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안부도 물으며 서로 취해갔다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본 것 같은 친구다
오래될수록 좋은 것이 있다
시간을 두고 숙성시켜야
그 맛이 깊어지는 것들이다
간장이 그러하고 된장이 그러하다
우리 생활에 없으면 허전한 것들
오래된 친구도 그러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고
추억이 발효되는 사람
친구, 오래될수록 좋은,
친구, 사전적 의미로는 함께 어울리는 사람을 말하며 동무 또는 벗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늘은 몇 안 되는 고교시절 친구를 만났다. 한 5년 만에 만나는 친구였다. 그동안 그 친구도 사정이야 있었겠지만 연락도 한번 제대로 주고받지 못하며 흔히 이야기하는 연락두절의 상태로 지내오다가 며칠 전 SNS를 통해서 다시 연락이 이어지면서 만나게 되었다.
나와 그 친구는 자라 온 곳이 인천이라, 마침 인천 부평에서 볼 일도 있었던 탓에 약속을 부평에서 잡고 친구를 만났다. '이 녀석 얼마나 변했을까?' '오랜만에 보는데 서먹하거나 어색하지는 않으려나?' 등의 생각이 머릿속에 잠시 동안이나마 가득했다. 부평에서 일을 마치고 약속시간이 되어서 친구를 만났다. 여전히 그대로인 모습. 그 친구다. 내 친구.
장소를 옮겨 고기를 구우며 술을 곁들이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도 그러했지만 내 친구도 결국은 사회에서 자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취업준비에 열중하느라 오랜 시간 서로에게 공백이 생겼던 것이다. 참, 생각해보면 세상이 각박하고 살아가기 힘들어지는 상황들이 결국은 친구사이 추억의 시간 공유의 공백을 유발했던 것이다. 이런 척박한 시절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고기 굽는 매연보다 매워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를 기다리면서 잠시나마 걱정했던 것들은 기우였다. 이전에 정말 좋아하던 형님이 나를 오랜만에 만나면서 해준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본 것 같은 사람이면 된다. 우리는 자주 못 봐도 그런 사이면 되는 거야.' 이 친구 녀석, 나에게는 마치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는 것 같은 그런 사람이다.
오래될수록 좋은 것들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고 그 맛이 깊어지고 가치를 발휘하는 것들. 된장과 간장 같은 것들이 그러한 것들일 것이다. 사람도 그런 사람이 있다. 오래될수록 좋은 사람. 바로 친구다. 인디언 속담에 그러한 말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친구란 나의 슬픔을 함께 짊어지고 가는 자' 나는 친구를 인디언 속담과 비슷하게 정의하고 싶다. '나의 추억과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가는 자'라고 말이다. 오늘이 지나고 좀 더 오래 지나면 더 깊어질 것이다. 오래될수록 좋은,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