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이와 꼬북이는 데이트를 나갈 때마다 맛집을 찾아다니곤 한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면 우리는 세상 행복해진다. 다투다가도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음식 욕심에 금세 화가 풀어진다.
꼬북이가 살고 있는 신정동과 목동에는 맛있는 음식점들이 많았는데, 우리는 동네 주변 맛집들을 탐방하며 음식들을 맛보았다. 빵을 좋아하는 꼬북이는 블라썸과 카멜리온을 즐겨 찾았는데, 나도 덩달아 그 두 집의 빵에 매료되었다.
또, 내가 다니던 대학 주변에도 맛집이 꽤 있었는데, 그중 응암동의 히카리우동은 최고였다. 냉우동세트를 주문하면 냉우동, 새우튀김, 유부초밥이 나오고, 간장 계란까지 추가로 주문하면 금상첨화다. 이 집의 음식은 퀄리티가 좋기로 유명하다.
꼬북이는 평소 음식을 먹고 나서 맛평을 잘하곤 했는데, 그날도 히카리의 냉우동세트를 먹어보더니 이런 맛평을 했다.
냉우동을 먹은 꼬북이의 맛평은,
"달짝지근하고 적당히 짭조름한 맛이 나는 간장에, 달콤하고 알싸한 맛이 나는 간 무가 들어가서 굉장히 감칠맛이 나는 간장 소스가 되었어. 얼음 위에 올려져 있는 탱글탱글한 면을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에서 뭐랄까 씹으면서 행복감이 느껴져. 그리고 자꾸 입으로 면발이 쉴 새 없이 들어가게 만드는 맛이야."
간장 계란을 먹어본 꼬북이의 맛평은,
"촉촉하게 반만 익은 노른자만 보고 있어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데, 그걸 입에 넣으면 그 노른자랑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흰 자가 같이 입 안에서 합쳐져 사르르 녹아버리고 먹어도 먹어도 더 먹고 싶은 아쉬운 맛이야."
새우튀김을 먹어본 꼬북이의 맛평은,
"너무 바삭바삭하고 깔끔하게 튀겨진 새우튀김이 입 속에 들어가면 바사삭하면서 안쪽의 새우살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풍미가 끝내줘. 튀김 소스와 쯔유 소스를 비교하자면 쯔유 소스가 감칠맛, 그러니까 좀 더 단맛이 은은하게 입 안에 맴돌고 조금 더 입 안에 간간하게 기분 좋은 짠맛이 더 느껴져서 새우튀김과 더 잘 맞는 것 같아."
꼬북이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맛을 설명하기도 하고, 가끔은 시적으로 맛을 표현해낸다. 무덤덤하게 음식을 먹는 나와는 달리, 맛을 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이것은 분명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블로그 맛집 글을 쓸 때마다 꼬북이의 맛평을 인용해 적곤 했는데, 블로그 이웃 분들이 꼬북이의 맛평을 보고 맛집에 찾아가고 싶다고, 꼬북이의 맛평을 더 듣고 싶다고 해주었다.
맛평을 실감 나게 해주는 꼬북이 덕분에 맛집에 가서 음식을 먹는 것도 즐겁고, 맛집 블로그 글을 쓰는 것도 즐겁다. 꼬북이의 훌륭한 맛평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
몽실이와 꼬북이의 연애일기는 계속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