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햇빛이 가득하다 좀처럼 눈을 뜰 수가 없다 나의 눈에 눈물이 맺힌 때문일까 눈물 사이로 하늘을 나는 날갯짓들이 보인다 휘황한 광채와 함께 수평선을 날아다니는 무언가 그것은 천사의 모습인 것인지 그도 아니면 흰 깃털이 달린 갈매기떼들인지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태양의 빛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알바트로스의 날개보다는 작지만 하늘을 자유롭게 유영하듯 날아다니는, 민들레 민들레떼다 초원의 바다 위로 수천 아니 수만 개의 민들레 홀씨들이 아가씨의 설레는 치마폭처럼 다소곳이 하늘 위를 춤춘다 어느샌가 하늘가에 풍등 띄워 놓은 듯 저마다의 햇빛들이 둥둥 떠다닌다 나도 그 사이를 함께 날아가고 싶어 내 어깻죽지에 날개가 달리기를 소망한다 날아보자 날개야 돋아라 이카루스의 오만한 종말이라도 괜찮다 수많은 햇빛들을 내 손으로 느낄 수만 있다면 홀씨들의 생물성에 압도되어도 좋다 날아보자꾸나 날개야 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