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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노 Jan 11. 2018

01 만화와 깊은 여행을


여러분은 만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어졌습니다만, 제가 어린 시절만 해도 가뜩이나 볼 것이 지금보다 부족했던 그 시대에 어른들은 늘 만화책을 보고 있으면 만화 책 그만 보고 나이에 맞는 필독서를 읽어야 한다고 많이들 말씀 하셨습니다. 심지에 학교에서는 만화책을 보다가 걸리면(?)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저의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중학생 되기 전까지는 주말마다 아버지와 손을 잡고 보수동 책방 골목에 들려 만화책을 한 묶음(?)씩 사와서 일주일 내내 읽은 뒤 다음 주말에 그 책을 다시 팔고 또 다른 만화책을 한 묶음씩 사와서 읽는 일을 매주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책은 만화책이었고 지식의 근원도 만화책이었습니다. 물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만화책이 질려서(?) 명랑소설, 연애소설을 읽다가 그 다음에는 문학소설, 인문학 소설로 저의 독서의 관심사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만화책은 저에게 늘 오래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나 경제, 정치와 관련된 만화책에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벌써 눈치 채셨지요? 오늘은 이 바쁘고 분주한 2월 그래도 책을 한권 보고 싶어 하시는 선생님들께 만화책 3권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비록 만화책이지만 읽고 난 뒤 여운이 남는 책들입니다. 




쥐 The Complete MAUS 아트 슈피겔만

 1. 《쥐》 The Complete MAUS 아트 슈피겔만 (글/그림)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동네 서점에서 그림체가 특이하여 구입한 책입니다. 쉰들러리스트라는 영화가 개봉해서 한창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던 때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겪었던 아우슈비츠수용소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냅니다. 특히, 유대인을 쥐로, 독일인을 고양이로 그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당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동물로 표현한 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내용에 좀 더 몰입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경험담에 기초한 책이기에 누가 옳고 그른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사람들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지는 지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제 기억에 오래 남은 책입니다. 한권짜리 300쪽에 채 되지 않는 만화책이지만 책의 여운이 깊어 우리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저

2. 《팔레스타인》 조 사코 저

 위의 >라는 만화책을 읽고 중동 문제에 대해 급 관심이 생겨서 함께 읽었던 책입니다. 물론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그 이후로도 많이 나왔지만 저에게는 이 책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놓고 기도해주었던 첫 번째 책입니다. 유태인과 팔레스타인사람들(성경에는 블레셋으로 표기되어 있지요)이 오랜 기간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아왔던 지역이 강대국에 의해 어떻게 어그러지고 무너지게 되는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흔히 중동 분쟁 하면 멀게만 느껴지는 분이 계신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가까워질 꺼라 생각합니다.




조국과 민족 강태진 저

3. 조국과 민족 강태진 저

작년 말 1987이란 영화의 개봉으로 다시금 87년 6월 항쟁에 대해 기억하고 재조명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한 웹툰을 책으로 낸 것으로 1987년 당시 이야기를 가해자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만화입니다. 당시 87년의 상황을 우리 민중의 입장이 아닌 정권의 입장에서 혹은 정권의 하수인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만화의 내용은 신선하기도 하고 또 그 때의 상황을 더 애절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 언제든 조직의 논리와 세상의 논리에 빠져 누군가에게 죄의식 없이 가해를 끼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입니다.


 가볍게 읽기에는 다소 무게가 있지만, 이 만화책들을 통해 정신없이 일상에 치여 지내는 우리의 분주한 마음을 잠시 멈추고 삶의 방향을 잘 잡아갈 수 있게 해주길 기대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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