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그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길 희망합니다.

by 해피영희


“선생님은 뭐하러 멀쩡한 직업 두고 상담을 하세요? 그냥 편하게 사세요.”

슈퍼비전을 갔을 때 교수님이 제게 한 말입니다.

그리고 엊그제 REBT 접근 집단상담에서 다른 교수님이 또 그러십니다.

“선생님, 좀 내려놓아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가 뭐에요? 너무 힘들잖아요.”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제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볼 때는 딱 두 가지 반응입니다.

‘너 진짜 대단하다.’ 또는 ‘너는 참 별나고 이상하다.’

저도 사실 제가 대단한 것인지 별난 사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분명 다른 사람과 다르게 항상 뭔가를 추구하고 바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지독하게 열심히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평범하게 방학일기가 밀려 개학 며칠전이면 울면서 안달하던 그런 아이였습니다.



20대에도 늘 부족했고 30대에도 마음만 안달이 날뿐 딱히 결과가 나오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40을 바라보던 그 어느 시간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인 시간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죽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살 것이라면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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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변했습니다. 생전 안 하던 운동도 하고 새벽기상도 하고 독서도 열심히 하고 명상도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잘 살기 위한 것들을 스스로 찾아서 실천했던 시간입니다.

지금이야 SNS로 그런 격려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나 밴드가 많지만 그때는 오로지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셀프로 저를 치유하고 자가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그렇게 저를 발전시킨 계기는 죽도록 힘든 삶의 구렁텅이였습니다.

그렇게 딱 죽을 것 같던 그 시간에 한줄기 빛처럼 나를 도와준 손길이 있습니다.



그 빛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럽게 흐르는 눈물을 쓱~ 닦고 눈에 힘주고 입술을 꼭 깨물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튼튼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나도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큰 부자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는 데는 지장이 없는 사람입니다.

남편도 성실하게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주고 있고 저도 남들만큼은 버는 직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감사함 덕분으로 작은 돈도 기부하고 아이들과 주말 봉사도 다니고 야간상담 봉사도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만큼 잘하고 살지는 못했습니다.

실제 작년까지 직장일이 너무 바빴고 승진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간이라 숨 돌린 틈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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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올해는 누구나 원하는 직급으로 승진도 하고 옮긴 직장도 여러모로 편안해지는 행운을 맞이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로 쉬고 있던 상담봉사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블로그를 무료 상담 이벤트를 실시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무려 11분이나 신청을 해 주셨습니다.

당초 제가 지원해 드리겠다고 약속한 인원은 3명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분이 신청을 한 것입니다.



고민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사연들을 읽어보니 다들 삶이 참 고민입니다.

사람이 애당초 기대라는 것이 개입되면 반드시 실망이 뒤 따르는 법입니다.



누군가에게 의도하지 않은 실망감을 드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큰 결심을 했습니다.

주변에 상담하시는 분들에게 무료 상담을 부탁했습니다.



감사하게도 3분을 도와주신다 했습니다.

신청자 중 한 분은 저보다 훨씬 더 유능하고 시스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센터를 안내해 드렸습니다.

그러고도 7분이 남았습니다.



한분 한분 카톡으로 대화를 해 보니 도저히 끊어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평일 저녁, 주말 새벽을 나누어 상담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엊그제 한 분이 스케줄이 안 맞아 일단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무엇이 건드려졌는지 울음이 터져 버립니다.

에쿠~ 제가 어쩌겠습니다.

그저 ‘힘들지요?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너무 잘살고 싶어서 그래요.’



그냥 이 한마디였습니다.

사람이 힘들면 별것 아닌 말로도 그렇게 서러움이 복받쳐 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글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제 손을 잡아 주셔서.’



엊그제 집단상담 교수님이 그랬습니다.

“선생님은 도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사시는건데요?”

“제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면 너무 행복해요. 그것이 잘 사는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만 잘 사는 거에요? 그건 선생님의 가치를 남에게서 찾는 것 아닌가요?”



‘뭐지?’그런 생각은 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가?’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라는 사람은 원채 고집이 세고 정신세계가 뚜렷한 사람입니다.

설사 그렇다 해도 저는 이게 좋습니다.



살며 내가 가진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그것으로 제 스스로 느끼는 행복이 있다면 그냥 된 겁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정신승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사람은 살짝 비정상적인 자기 세상에 사는 것입니다.



그나저나 12월도 바쁘게 생겼습니다. 나의 체력이 잘 버텨주길 빌어봅니다.

더불어 나의 만용만으로 채워지는 만남이 아닌 진정 그들에게 밝은 한 줄기 빛이 되길 희망합니다.

시간이 흘러 그들도 힘이 생기고 단단해지면 또 다른 그 누군가에게 나누는 씨앗이 되길 빌어봅니다.



이렇게 세상은 돌고 도는 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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