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예술가의 작품을 지지하지 않겠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지지하지 않겠습니다.

by 영화평론가 최재훈

땅에 가까운 삶, 무릎을 질질 끌며 기어가는 것 같았다.

쓸리고 아린 맨살에 소금을 탁 뿌리는 것 같은 영화에 충격을 받은 후,

김기덕의 영화는 내게 하나의 화살표 같았다.

그리고 촬영장에서 폭군이었다는 기사가 터졌던 해에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상을 받았다.

그 때만 해도 인간과 작품을 좀 분리해서 보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다음 해, 그에 대한 미투가 터졌다.

처음 그의 영화를 봤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상처를 주는 그의 작품을 좋아했었지만, 사람을 직접 상하게 하는 사람의 작품을 지지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에 대한 글은 그 이후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나는 더 이상 그를 예술가로 지지하지 않는다.

동시에 그 가치를 인정했던 작품에 대한 애정도 묻었다.

나는 마음을 따끔거리게 만드는 나쁜 예술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그게 나쁜 사람이 만든 것이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끝내 인간에 대한 예의를 깨치지 못하고, 제대로 속죄하지 않고 달아난 것이 안타깝다.

매거진의 이전글음표로 꾹꾹 눌러 쓴 20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