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총기에 대해...
이준익 감독의 <사도>라는 영화가 있다.
특별히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영화 속에서 문근영은 혜경궁 홍씨 역할로 등장한다.
소녀시절로 시작했지만, 영화의 후반부에는 60대 중전으로 분장하면서
그녀가 단순히 귀여운 여동생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가 가능한 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엇다.
문근영의 분장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특수분장팀이 투입된 만큼
충격적일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피부톤과 주름살까지 분장으로만 따지면 나무랄데가 없다.
당연하게도
문근영의 60대 연기는 당연히 설득 가능한 것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문근영의 분장은 묘하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혹자는 모태 동안 문근영에게 주름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의아하고 찜찜한 기분으로 극장을 나섰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우연히 영화채널을 통해 <사도>가 방영중이라 그날의 의문을 가지고 문근영이 등장하는 장면을 찬찬히 뜯어 보았다.
저 어색함의 이유는 '눈동자' 였어!
젊고 총명한 문근영의 눈동자는 사실 그 어떤 분장으로도 가릴 수 없었던 모양이다.
영화에 같이 등장하는 중견배우는 노역 분장이 어색하지 않았는데, 그 역시 눈동자가 이미 충분히 나이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눈동자의 총기가 사라지는 순간이 늙어가는 순간이라는 거지?
내 눈은 얼마나 반짝이고 있는지 거울 앞에 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