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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최재훈 Jun 26. 2019

푸르게 늙어가자

쉰 소리_쉰 즈음에 (2)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김애란 소설 『비행운』 중


성장은 중년에게도 필요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생은 처음이라’ 삶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나이 든 사람들도 있다.

인생의 다양함 만큼, 성장에 대한 고민도 다양하다.

흔들리는 현재처럼, 뒷걸음쳐 온 듯한 과거만큼, 나의 미래는 무섭고 불안하다.

그래서인 것 같다.

이미 지나오고 거쳐 온 시간 때문에 중년들은 잔소리가 많아진다.

자라나 겨우 내가 되지 않았으면, 젊은이들이 나 보다는 더 바르게 살았으면 싶다.

하지만, 경험하지 않은 지식은 동감을 얻기 힘들다.

중년들의 무용담은 무용한 것이다.


인정하자.

나이 들어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지나온 시간의 나이테가 굵어지고 둥치가 거칠어졌는데, 가늘고 탱탱한 청춘들과 같은 둘레로 껴안을 수 있다고 믿어선 안 된다.  

젊은이를 따라하는 것이, 그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것이 청춘을 유지하는 거라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필요한 건, 젊은이의 감각과 젊은 생각을 믿는 것.

대신, 그들이 만들어 놓은 것,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실현가능하게 발굴해주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젊은이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따라하고 싶은 파란 노인이 되면 좋겠다.


오늘의 쉰 즈음, 쉰소리는

푸르게 늙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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