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시작한 글쓰기는 나를 변화시켰다.

by 표나는 독서가

2025년 3월 31일, 새벽도 어김없이 글을 쓰기 위해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문득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 거지?’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마흔이라는 나이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아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고, 그 때문에 힘들었어요.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그냥 살지는 않았는데, 이루어 놓은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매일이 제자리걸음 같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에 갇힌 기분이었어요.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어요. 아니, 제가 살기 위해서라도 뭐라도 시작해야 했어요.

그때 제게 다가온 게 글쓰기였어요. 제 글쓰기의 시작은 책을 읽고 단상을 적는 일이었어요. 제 생각을 글로 쓰는 게 너무나 어려웠어요. 사람은 하루에 수십만 가지 생각을 머릿속에서 한다는데, 그중 한 가지를 꺼내 눈에 보이는 글로 만들어 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전에는 몰랐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어렸을 때 자전거를 처음 탈 때도, 어른이 되어 자동차를 처음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몰라서 무서웠고,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나요. 글쓰기도 별반 다를 게 없었어요. 그냥 쓰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그냥 쓰는 게 어려웠을까요.

그렇죠. 저는 글을 못 쓴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안 써서 못 쓴 거였어요. 안 써봐서 방법을 몰랐던 거였어요. 그렇게 2년을 열심히 썼어요. 그랬더니 적어도 글을 못 쓴다는 생각은 많이 없어졌어요. 그렇다고 글을 잘 쓰지는 못해요. 그래도 사람들에게 글은 그냥 쓰는 거라고 말할 정도는 됐어요. 여전히 제 생각을 쓰는 건 어려워요. 그러나 오늘도 써보려고 노력하고, 그저 쓸 뿐이에요.

글쓰기로 저는 분명 변했어요. 여럿이 함께 만나는 시간 대신
혼자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즐기게 됐어요. 글로 쓰기 위해 일상을 두리번거리며 관찰하게 됐고, 아스팔트 틈 사이에 핀 꽃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겼어요. 그 꽃이 주는 생명력을 글로 써보고 싶은 용기도 생겼고요. 하루하루가 반짝이는 보석처럼 다가왔어요. 돈을 잘 벌고 싶다는 욕망에서도 조금은 멀어졌어요. 그저 이대로 보고, 읽고, 쓰면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뭘 써야 할지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잘 모르지만, 그냥 써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 답이 보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