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담금질하는 영상을 혹시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화로에서 벌겋게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기계처럼 반복되는 그의 몸짓 속에서 쇠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점점 더 단단해져 가고 있습니다. 고온의 불도 견뎌내야 하지만, 겉보기에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쇠붙이와 씨름하는 모습이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은 예측할 수 없고 늘 고달픕니다. 별일 없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이 지나친 소원이라고 느낄 정도로 끊임없이 시련과 역경이 저의 발목을 잡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설 용기가 필요합니다.
한 번, 두 번 부딪혀서 깨지고 멍이 들면서 그전보다는 좀 더 단단해진 저를 깨닫게 됩니다. 이는 모루 위에서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온몸으로 견뎌내는 쇠붙이와 유사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파이스토스’라는 신이 있습니다. 그는 제우스를 위해 번개를, 포세이돈에게는 삼지창을, 아테나에게는 방패를 선물했습니다.
또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를 위해 아름다운 무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태어났을 때 너무 못생겼다는 이유로 헤라는 그를 올림푸스 산에서 떨어뜨렸습니다. 다행히 바다에 떨어져 테티스와 에우뤼노메를 만나 살아날 수 있었고, 9년 후에는 자신의 어머니인 헤라와 극적인 화해를 한 뒤 올림푸스에 올라가 살았습니다.
미녀인 아프로디테와 결혼했지만, 제우스에게 반란을 일으킨 헤라를 두둔한 이유로 제우스는 그를 올림푸스 산에서 밀어버렸고, 렘노스 섬에 떨어지면서 두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만약 그가 다리를 절룩거리며 슬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과연 신화에 등장하는 멋진 물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시련과 역경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는 매일 대장간에서 무언가를 만들었습니다.
재능이 출중했던 신조차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하물며 평범한 인간인 저희는 그보다 더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변화가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매일 반복적인 일상을 잘 살아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