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을 통제하고 있을까, 쫓기고 있을까

by 표나는 독서가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책상 옆 달력에는
앞으로의 일정과
오늘 반드시 해내야 할 일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달력만 바라보고 있으면
숨이 막혀 온다.

정리하기 위해 적어 둔 기록들이
언제부터인가
나를 잡아먹으려 달려드는
맹수처럼 느껴진다.

시간은 늘 내 바로 뒤에서
쏜살같이 달려온다.

나는 앞만 보며 뛴다.
잡힐 듯하면서도
끝내 잡히지 않는 이 상황이
오히려 기이하게 느껴질 만큼이다.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삶은
생각보다 훨씬 피곤하다.

보이지 않는 경주에 내몰린 채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고
사지는 서서히 힘을 잃는다.

아무리 애써 저항해도
결국 따라잡힌 채
하늘만 멍하니 올려다보게 된다.

누군가 나를 쫓아온다는 감각이 들면
몸은 먼저 굳어 버린다.

생각은 좁아지고
시야는 한 방향으로만 몰린다.

앞만 보며
무작정 내지르는 선택들.
그럴수록
나는 더 숨이 가빠진다.

그래서 멈춘다.

의도적으로 앉아
눈을 감는다.

머릿속을 비워내고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를
차분히 확인한다.

그리고
그보다 아주 조금 더 먼 곳까지
시선을 보낸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로
뒤엉킨 마음을 내려놓고
하루 이틀,
아니 일주일 뒤의 나를 떠올려 본다.

조금은 느긋하게
마음을 다시 정렬한다.

미리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해두기 시작하면
시간이 쫓아온다는 감각은
조금 옅어진다.

그리고 문득
내가 시간을 통제할 수도 있겠다는
작은 자신감이 생긴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무엇이 일어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삶만큼
불안한 것도 드물다.

내 의지로 살아내는 삶이 아니라
내 밖의 것들에 의해
끌려가는 삶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시간에게 쫓기는 사람이 아니라
하루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오늘의 당신은
시간을 쫓고 있었을까,
아니면 하루를 선택하고 있었을까.


나는 되는 인간이다♡
돈 워리, 비 해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