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면 퍼펙트, 10시면 글쎄 아마도 바깥에 줄을 서야 할걸요?' '음~ 일요일 이른 아침에도 대기가 있다는얘기네.'
뉴욕의 한복판에서 유럽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어 더욱 인기 있는 노이에갤러리(29편 뉴욕에서 만난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 참조),
그곳의 카페 사바르스키(Cafe Sabarsky)의 인기다.
유명 화장품 회사 에스테 로더의 아들 로널드 로더와 함께 노이에 갤러리를 만든 오스트리아 출신 아트딜러 세르지 사바르스키 (Serge Sabarsky)의 이름을 따서 만든 카페다
갤러리 입구
일요일 아침 아무래도 9시는 너무 이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여유를 부려 9시 10분경 도착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고.
앉고 싶었던 창가 자리는 9시 이전부터 오프닝을 기다린 손님들이 이미 차지해버렸다.
여기도 오픈런이라니 뉴욕도 예외는 아니었다.
카페안의 창가석
16 석(그중 창가 좌석은 5석) 밖에 안되는 자그마한 카페는 사이즈와는 어울리지 않는 최고급 인테리어와 미슐랭 스타셰프의 음식 솜씨로 방문이 쉽지 않은 카페다..
아쉬웠지만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었음에 만족했다
카페 내부
카페 실내를 둘러보니 몇 년 전 찾았던 그 모습 그대로의사바르스키다.
유명한 뵈센도르퍼(Bösendorfer)그랜드 피아노는 한쪽 구석에 용단에 덮여 보관되어 있었고 아돌프 루스(Adolf Loos)의 가구와1912 오토 바그너 패브릭(1912 Otto Wagner fabric)은 카페 내부를장식하고 있고, 천장에는 요제프 호프만(Josef Hoffmann)의 오스트리아 크리스털 조명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의 명성보다도 이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고풍스러운 카페의 분위기로는 만족스러웠다.
뵈센도르퍼 그랜드피아노
아돌프 루스의 가구와 오토 바그너의 패브릭
요제프호프만의 크리스탈 조명
이제는 미슐랭 스타 세프인 크리스토퍼엥겔의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대표하는 그 지방 특유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뉴욕의 한복판에서.
Bavarian Sausage with warm pretzel
나의 선택은 화이트 소시지와 따뜻한 프레첼이다.
비엔나커피와 함께 먹는 브런치는 잠시 나를비엔나에와 있는 것같은 분위기에빠지게 한다.
간간이 창밖으로 보이는 옐로캡 택시의 모습만 빼면모든 것이 완벽하다.
카페 한편에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이곳의 시그니처 자허토르테(Sachertorte)는 이미 몇 조각이 판매되어 있었다.
자허토르테
밖이소란한듯하여 입구 쪽을 바라보니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기줄이 길어진모습이 보인다.
카페.입구의 대기줄
그러나 그 누구도 재촉하거나 서둘러 자기 식사를 끝내는 사람들은 없다.
복잡한 듯 그러나여유로운 카페에서모처럼 근사한 브런치를 즐긴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식탁에 비치된 갤러리 안내서
식탁 위에 꽂혀 있는 갤러리의 가을 전시회 안내장.
특별한 에곤 쉴레 전이 열리고 있다는 반가운 메시지를 전한다.
지하 1층에 전시되어 있는 아델레 바우어의 카피본
갤러리 2층에는 노이에의 터주대감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인 클림트의 아델레가 기다리고 있고,
에곤 쉴레의 '리빙 랜스케이프'포스터
3층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또 한 명의 천재화가 에곤 쉴레의 'Living Landscape'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주로 초상화나 인물화로 친숙했던 에곤 쉴레의 풍경화 전시회라니 기대가 크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갤러리는 실내 촬영 금지다.
어떤 면으론 작품에 집중할 수 있어 홀가분한 마음도 든다.
서울에서도 에곤 쉴레 전이 열린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올 가을은 임신 6개월의 부인이사망하자 3일 후 그도 세상을 등지고 요절한 천재화가를 기리는 계절이 될 듯하다.
이 부부의 사인은 20세기초 무려 2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스페인 독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