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iel Bleu Aug 09. 2017

*3-1.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덤블도어의 절친

마법사 니꼴라 플라멜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집, 그랑피뇽 

                      

아직도 살아 있다는 연금술사 '니꼴라 플라멜'


영화 <해리 포터 > 1편을 보면 덤블도어(Dumbledore) 교수의 친한 친구인 연금술사

가 등장한다. 뜬금없이 웬 <해리 포터> 이야기인가 하면, 바로 그 연금술사가 실제로 파리에 살았던 니꼴라 플라멜(Nicolas Flamel, 1330~1418)을 모델로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플라멜은 원래 대서인(Scrivener)이면서 원고(Manuscript)를 파는 책방 주인이었다. 그는 아주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며,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플라멜 부부는 교회에 헌신적으로 기부하는가 하면 자기 집에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해 점심을 대접하는 등 많은 선행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들이 부자로 살았던 것은 부인 페레넬(Perenelle) 이 큰 재산을 가지고 플라멜에게 시집왔기 때문이라는 설과 함께 파리 시내 곳곳에 상당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플라멜 부부가 연금술로 그렇게 막대한 부를 얻은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한다고. 플라멜이 죽은 지 200여 년이 지나서 그가 연금술사였다는 기록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기록에 의하면 그는 쇠를 금으로 바꾸는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 ’을 만들었으며, 그로 인해 부인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고 한다. 실제로 도굴꾼들이 그의 집과 묘를 파헤쳤더니 관이 비어 있었다는 후문도 있다. 게다가 이들이 가짜 장례식을 치른 뒤 인도에 가서 살았다는 구체적인 소문까지 있다. 그래서 지금도 그들이 어디엔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는데 21세기 파리 한 복판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물


                                   몽모랑시 가(51 Rue de Montmorency)에 있는 플라멜의 집


한편, 플라멜 부부가 인도로 떠나기 전에 자신들의 재산을 파리의 랜드 마크인 ‘생자크 타워(Saint Jacques Tower)’ 밑에 묻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다. 그의 집과 생자크 타워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파리 시에서는 이들이 많은 선행을 베풀어 사회에 공헌한 점을 인정해 생자크 타워 옆의 길을 그들 부부의 이름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전하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는 세계 최고 유행의 도시에서 동화 같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그들이 살던 집이 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랑피뇽(Le Grand Pignon)’이라 불리는 이 집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물로, 지금은 레스토랑(Part 1:6. 레스토랑 이야기)으로 변신해 있다. 유명한 연금술사가 살았던 공간에서 촛불 켜 놓고 음미하는 저녁 식사는 어떤 기분일까? 혹시 고기가 금으로 변하는 건 아닌지?

그랑피뇽의 건물 앞면에는 이곳이 니꼴라 플라멜의 집이었음을 밝히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기둥에는 가난한 자들에게 ‘매일 기도할 것’을 조건으로 음식을 제공한다는 글이 새겨져 있으며, 니꼴라 플라멜의 머리글자인 ‘N’과 ‘F’가 입구 양쪽 기둥에 음각되어 있다.

플라멜은 유언을 남겨 이 집을 가난한 사람들의 숙소로 써 달라고 파리 시에 부탁했다고 한다. 1410년에는 자신의 묘비도 직접 제작했다고 하는데, 플라멜의 묘비는 파리 시내에 있는 ‘중세 박물관(Musée de Cluny)’에 보관되어 있다. 

플라멜은 1418년에 죽었으며, 중세 박물관에 묻힌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플라멜의 집임을 설명하는 안내판                                                                 플라멜의 묘비


                                           플라멜 가(Rue Nicolas Flamel)에서 바라본 생자크 타워 



플라멜의 이야기는 너무나 동화 같다. 그렇지만 멀리 스코틀랜드에 살던 조앤 K. 롤링(Joanne K. Rowling)이 <해리 포터>에 그의 이야기를 쏟아 낸 것을 비롯해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걸작 <노트르담의 꼽추>에도 언급되었으며, 위대한 과학자 뉴턴도 그의 저널에서 플라멜의 이름을 언급했다니, 이 모든 것이 사실인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21세기, 여기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다.

 






                         






매거진의 이전글 *6-2. 미식가의 천국 파리의 특별한 레스토랑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