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8. 죽음과 시간의 알밤
진심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동생, 남편, 엄마…. 아무래도 볼 꼴 못 볼 꼴 다 본 가족들이겠죠. 진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뭔지는 잘 몰라도, 저에게는 그런 겁니다. 상대방의 죽음을 생각하면 아득해지는 것. 내가 어떻게 느낄지조차 상상하지 못하겠는 그런 상태. ‘그/그녀가 죽는다 ‘ 생각하면 갑자기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되는 그런 존재. 진짜 연결이 끊어지는 거니까, 그런 반응이 나오는 거 아닐까요? 내 일부를 상실했으므로.
작은 질문은 한 단계 더 깊이 묻습니다.
‘일상에 가깝게 연결된 사람들과 진심으로 연결된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 속에 살아가고 있나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일주일을 쭉 돌려봅니다. 잘 계산이 안돼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돌려봤어요. 중얼중얼 어림잡아 일주일의 시간을 나누어봅니다.
“일주일의 시간을 10개의 알밤이라고 하면, 3개는 잠에게 주고, 3개는 일에게 주고, 2개는 남편에게, 2개는 나에게 주는구나.”
새벽부터 3-4시간은 오롯이 나의 시간이고, 회사에선 동료들과 웃고 떠들고 지지고 볶고… 저녁 퇴근 후는 거의 남편과 함께 보내고, 그렇게 루틴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엄마와 동생은 내 맘속에 굵은 끈으로 매여 있지만, 연락하는 시간을 다 더해도 한 달에 4-5시간이나 될까요? 알밤으로 치면 후하게 쳐도 반 개 정도? 엄마와 동생에게 좀 더 알밤을 줘야겠습니다. 알밤을….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