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50. 나는 어떤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될까

A50.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삶

by Jee

오늘 당장 내가 죽어 내 몸이 내일부터 장례식장에 누워있다, 3일 만에 불태워지게 된다면(화장을 할 겁니다), 거기에 온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어떻게 돌아가신 거래?”

사람들은 우선 죽음의 원인을 궁금해할 겁니다. 사람의 호기심은 어쩔 수 없어요. 죽음의 종류들을 자연스레 수집하게 프로그램되어 있을 겁니다. 타인의 죽음을 엿봄으로써 내게도 필연적으로 다가올 죽음을 살짝 맛봅니다.

“아깝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더 살았더라면 느낄 수 있었을 행복을, 더 살았더라면 주위와 세상에 나누었을 변화를 아까워합니다. 생전에 어땠었는지, 따뜻한 마음씀씀이, 멋있었던 말과 행동, 행복해하던 모습, 힘들어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죽음이 너무 일찍 찾아온 것을 아쉬워하겠지요.

“남은 사람들은 어쩌냐”

그러고 나면 남겨진 자녀나 배우자에 대한 걱정이 찾아옵니다. 저의 경우에는 아이가 없으니 남겨진 남편을 걱정할 것 같습니다. 원래도 비리비리한데 제가 갑자기 떠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긴 하네요.

“어떻게 지내?”

그리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할 겁니다.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서로 근황을 묻기도 할 거고요. 결국, 세상은 남은 자들이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요.

요즘은 상가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드물다는데, 옛날 어르신들은 상갓집에서 밤을 새우며 떠들썩하게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고 했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잠시 비통해하고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며칠 동안 고인을 회상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그 자리가 남겨진 사람을 위한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년에 저랑 비슷한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분이 있었습니다. 같은 회사 직원이라 이름은 알고, 좋은 분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알지 못했습니다. 급속히 진행된 암으로, 수술 후 회복되는 듯하다가 갑자기 악화되어 돌아가셨어요. 이층짜리 전원주택을 완공한 참이었다고 들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아직 젊은 아내가 너무 서럽게 울어 따라 눈물이 났었어요.

장례식이 끝나고도 가끔 잠시 우연히 그분이 떠오르곤 합니다. 청년들의 성장에 관심이 많아 직접 공부모임을 운영하셨다고 들었어요. 가끔 회사 게시판에 담담히, 하지만 당당히 의견을 밝히시기도 했지요. 기억을 더듬다 보면,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고, 생각하는 것을 드러내며, 자연과 가정을 사랑하며.

제가 언제 어디서 죽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영감을 주는 삶을 살다가고 싶습니다.

너무 아쉽지 않게 너무 일찍 죽으면 안 될 것 같고요. 너무 많이 아프지 않고 자연스럽게 죽을 수 있도록 건강관리도 잘해야 하겠고요. 살아 있는 동안 원 없이 행복하고, 멋있게 살았다고, 사람들과 진심으로 만나고 좋은 변화를 남겼다고 저를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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