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1. 기도하되 집착하지 않는 사람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봐서, 질문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내 삶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상대방의 몫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를 이렇게 생각해 줬으면’하는 마음이 생기면, 상대방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왠지 서운할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 줬으면… 하는 기대 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볼 필요는 있겠네요. 상대방이 원하는 것, 상대방이 필요한 게 뭔지 헤아리고, 그중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하는 거죠. 그걸 받은 상대방이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여전히 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저희 시어머니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처음에 시댁에 가서 잔 다음날 어머니를 뵀을 때 아침부터 무척 긍정적이고 밝으셔서 놀랬습니다. 맑게 갠 날씨처럼 마음이 깨끗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같았습니다.
어머니가 매일 새벽에 일어나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기도하시며 마음을 닦으신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죠. 인생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으면, 특히 그 사람을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하십니다. 그 사람이 주어진 가능성을 피워내면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하게 해 달라고요. 그렇게 새벽 1-2시간을 기도와 묵상하시고 나면 투명한 거울처럼 얼굴이 빛나셨나 봐요.
소중한 사람들에게 저는 저희 시어머니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어머니처럼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으로 나의 행복을 바라고 나를 깊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사람, 내가 이기적인 행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훌륭하게 살기를 기도하는 사람, 온마음으로 기도하면서도 그 결과는 오직 신에게 맡기고 받아들이는 사람”
참 멋진 분을 시어머니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