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78. 균형잡기와 가치쓰기
확실히 요즘 정신없이 살고 있기는 합니다. 놓치고 살아가는 것.... 많겠지요. 예를 들어, 일기. 운동. 정신머리... 가치 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지 몇 주가 지났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계속 걸립니다. 내킨김에 써봐야겠어요.
(행복)
가치정의 : 나에게 행복이란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10년 뒤에 내가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치이유 : 행복에 있어서 내가 그러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가치실현 : 나의 행복과 관련해서 내가 원하는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나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해왔고, 하고 있고, 앞으로 할 것인가? 그러한 가치들이 내 삶에서 이루어진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생하게 상상하면서 써보세요.
나에게 행복이란 만족스러운 마음입니다. 주어진 환경, 그 속의 나,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만족감이죠. 더 근본적으로는, 기대와 현실이 부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기대를 높이 잡으면 아무리 상황이 좋고 내가 잘해도 불만족스럽고, 기준을 낮게 잡으면 웬만하면 행복하니까요. 철들면서 쭉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지금도 그 생각이 안 바뀌는 것을 보면 적어도 내게 명확한 행복의 기준이 있는 것 같아 안심입니다. '기대'가 저 혼자 들떠서 앞서나가 '현실'이 초라해 보일 때마다, 기대를 불러앉혀 놓고 진정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기대를 불러 앉히고 잔소리를 하는 것에 다름 아니죠. 10년 후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도, 기대와 현실사이의 균형을 맞춰 나가는 것입니다.
기대와 현실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점진적이고 계속적입니다. 끊임없다는 얘기죠. 때로는 '지겹다'는 생각이 듭니다(이때는 '기대'가 마음을 차지하고 있죠). 때로는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이때는 '현실'이 마음의 주인입니다). '균형을 맞추고 살면 행복'해지긴 하는데, 이는 언뜻 easy-going, 쉬워 보이지만, 실은 매 순간 깨어있음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자전거를 타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페달을 밟고 균형을 잡기 위해 매 순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손쉽게 균형을 잡고 씽씽 달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돌부리를 만나기도 하고 경사로나 굽은 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시 흔들리며 균형을 잡으려고 애씁니다. 어쨌든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렇게 점점 더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집니다.
행복하기 위해 기대를 낮추는 전략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을 하고 더 쉬운 길을 선택하려고 했습니다. 기대를 높이면 노력을 해야 하고, 그건 힘드니까요. 그렇게 편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인생은 역시 한 번씩 전환을 해줘야 하나 봅니다. 평생을 안주하면 너무 지겹잖아요. 그래서 현실의 난이도를 좀 더 높이는 전략을 택해봤습니다. 행복하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자아를 실현하고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난이도가 올라가니 과거의 나(현실)와 비교해서 실망하게 됩니다. 행복하고 싶으니까, 실망하는 나를 발견하면 다시 기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다시 행복이라는 균형으로 돌아가고 다시 흔들리고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합니다. 그게 요즘의 제 모습입니다. 고무줄놀이를 하는 고양이처럼요.
10년 후에도 행복하려면, 행복을 위한 균형추를 맞추는 수련에 집중적으로 마음을 쏟자고 다짐합니다. 내가 의도적으로 택한 도전이든, 우연히 만난 어려움이든, 인생은 언제나 덜컹거리기 마련이니까요. 인생은 곧게 뻗은 도로이기도 하고, 흐린 날 흙탕물이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길을 잃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10년 후의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라는 사람은 "균형 잡기 마스터"가 되어 행복을 더 깊이 느끼고 있을 겁니다.
처음으로 자유를 느끼고 만난 봄의 향취와 풍경에 감탄하는 대학생처럼, 싱그럽고 벅차오르는 행복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10년 후의 나는,
"에구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쉰내 나는 한탄이 아니라, “우와 사는 게 참 좋구나"라는 벅차오르는 감탄을 내뱉고 있을 겁니다.
그 순간 생은 저에게, 기대하지 않은 의미와 행복을 선물할 겁니다.
글쓰기가 나 자신과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