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90. 하늘을 나는 꿈
초등학교 졸업 시 163센티였던 키가 중고등학교 때 매년 2cm씩 자라 173센티에서 멈추었습니다. 그 시절, 키가 크려고 그랬는지 하늘을 나는 꿈을 자주 꿨어요. 꿈에서 저는 몸에서 쑤욱 빠져나와 장롱 위에 잠시 머물다가, 이내 하늘 높이 날아서 바다에 가기도 하고, 공원에 가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날아서 해리포터 테마파크에 도착했는데, 우연히 개구멍으로 들어가 공짜구경을 즐기기도 했지요.
꿈에서 많이 날아다녔을 뿐 아니라, 실제로 하늘을 나는 것을 동경했습니다. 스스로를 동물에 비유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바람을 타고 나는 큰 새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지중해에서 윈드서핑을 배울 때는 서핑보드에 연을 매달아 하늘에 살짝 떠오를 수 있는 카이트 서핑이 배우고 싶었습니다. 날다람쥐 같은 윙슈트를 입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윙슈트 플라이는 보기만 해도 오싹하지만, 거의 맨몸으로 하늘을 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한 건 사실이에요.
바람을 타는 게 좋은지 하늘을 나는 게 좋은지 헷갈리네요. 하늘을 난다는 것이 바람을 탄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달린다는 것은 땅을 타는 것이고, 난다는 것은 바람을 타는 것. 하늘을 날면 상하좌우로 뚫려있어 가장 자유로운 느낌이라 좋은가 봐요. 물속에서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어 좋지만, 물은 약간 무거우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하늘을 나는 것을 좋아해서 비행기를 많이 타는 직업을 가지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너무 나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개개인이 가진 엉뚱한 욕망은 실제 삶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발현될지도 몰라요. 하늘을 나는 꿈이 서핑을 배우게 하고, 언젠가는 윙슈트 플라잉을 배우게 할지 어떻게 알겠어요? 하늘을 나는 자유로운 느낌을 동경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 누가 알겠어요?
엉뚱한 꿈을 허무맹랑하다고 무시할 게 아니라, 소중하게 간직하고 숙고해야겠어요.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