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즐거워서 하게 되는 일에는 무엇이 있나요?
소소한 행복이 뭘까 골똘히 생각해 봤어요. 왜 이렇게 모르겠죠? 행복은 뭔가 거창한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소소한 행복을 상상하기 힘든 것 같아요.
좋아요. 소소한 쾌락이라고 해보죠.
햇살 좋은 낮에 산책할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낍니다. 인천으로 이사오기 전에는 양재천을 산책하는 것을 사랑했습니다. 넉넉한 물줄기와 이런저런 새들의 일상, 흐드러진 커다란 가로수들, 거기에 한낮의 햇살이 비치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이 생을 사랑하게 됩니다.
요즘은 송도의 센트럴파크를 산책하고 있어요. 아직 나이가 어린 공원이라 여름에는 나무그늘이 없고, 겨울에는 서해의 칼바람이 불어오지만, 그래도 산책할 수 있는 온화한 날에는 신도시의 매끈한 얼굴을 이런저런 각도에서 관찰하며 걷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고양이에게 치근덕대는 겁니다. 자는 애 이름을 자꾸 부르고, 문 뒤에 숨어 빼꼼히 내다보다가 후다닥 쫓아가는 거지요. 조용하다 싶으면 괜히 한번 찾아보고, 일부러 코앞에서 귤을 까서 질색하는 얼굴을 보고요. 고양이도 좋아할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하나만 더.
헤헤. 글쓰기는 최대한 안 넣으려고 했는데, 인정해야겠네요. 하루를 마치며 100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쓰는 게 소소한 행복입니다. 네, 저녁에 초안을 써놓고 새벽에 다시 한번 보고 카페에 올린답니다. 저녁에 소파에서 남편이 틀어놓은 농구경기소리를 흘려들으며 쓰는 날이 많습니다. 평화롭고, 하루를 정리하기에 딱 좋은 루틴이 되었습니다.
산책-고양이-글쓰기! 완벽하네요. 사랑합니다.
나의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꾸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