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어쩜 전이랑 달라진 게 없니? 그 영혼 없는 미소도 여전하네... 난 우연히 만나서 반가운데 넌 아닌가 보다!"
선배의 말에 가시가 있다. 하지만 이런 선배의 말투가 익숙하다.
"선배님, 아닙니다. 제가 표현이 서툴러서... "
이렇게 말하면서도 제발 같은 면접 조만 아니길 바란다. 대기하는 시간이라도 편하게 있고 싶어 인사한 후 좀 멀찌감치 앉는다. 핸드폰까지 없으니 정말 죽을 맛이다. 가방을 뒤진다. 다행히 어제 넣어두었던 시집 한 권이 있다. 바로 꺼내 책을 읽으며 내 차례가 오길 기다린다. 아직 30분이나 남았다. 카페에 더 있다 시간 맞춰 올 걸 그랬다. 그럼 선배를 만나지 않았을 거고 이 공간이 이렇게 답답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아깐 면접이 딜레이 돼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예 면접을 안 보는 편이 나을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역시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면접을 지금 포기하는 건 더 이상하다.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이제 다음이 우리 조 차례다.
한 명씩 이름을 부른다. 거수하며" 네" 대답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사람과 면접을 볼지 궁금해서 고개를 들었다가 선배와 눈이 마주쳐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선배 이름이 없다.'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면접을 같이 보면 맨 정신으로 보긴 힘들 거 같았는데... 이제 마음을 가다듬자. 거울을 한번 본 후 앞으로 나가 대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