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를 추억하다

그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by 하니작가


휘와의 추억을 하나하나씩 꺼냈다. 내가 기억하는 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봤다. 휘의 첫인상은 '맑음'이었다.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으니까.

휘와 나와의 공통점, 휘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와 선물을 차례로 적었다.


휘와 난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이주에 한 번은 꼭 영화관에 갔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재개봉한 '노트북'을 재밌게 봤다. 그땐 서로에게 빠져있어서 우리도 그런 사랑은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영화 보는 내내 손을 잡고 봐서 그런지 더 기억이 뚜렷하다.


휘는 미국에서 자라서 빵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한식을 유독 좋아했다. 특히 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를 좋아했고 햄버거는 싫어했다. 미국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햄버거가 질렸나 보다.


휘가 해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시집이다. 휘는 류시화 시인의 시를 좋아한다. 시집에 매일 나에게 한 페이지마다 편지를 썼다. 시를 읽은 후 느낌과 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 시집을 받고 너무 행복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이 시집은 지금도 나와 함께 있다. 휘가 너무 생각나고 보고 싶으면 이 시집을 읽는다.


휘는 걷는 걸 좋아한다. 차가 있지만 웬만하면 걸어 다닌다. 나도 걷는 걸 좋아해서 우리는 대화하면서 한두 시간은 계속 걸었다. 학교 주변과 우리 집 근처는 자주 걸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 정도다. 휘는 매주 토요일마다 러닝 클럽에 나가서 뛰고 마라톤도 참가했다. 매번 휘가 러닝 클럽에 같이 나가자고 했지만 계속 거절했다. 여기에 오니 휘가 왜 그렇게 달리기를 좋아했는지 궁금해졌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달리기를 여기서 한번 해볼까? 하지만 이곳 치앙마이는 너무 습하고 덥다. 뛸 수 있을까? 하지만 이렇게 생각났을 때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하지 않을 거 같다. 이곳을 잘하는 은수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 은수야, 나 달리기 할만한 곳 좀 알려줘. 한번 달려보고 싶은데 뛸만한 곳이 있을까?


" 여기 치앙마이 대학교 캠퍼스 호수 주변을 많이 뛰어! 거기 뛰어볼래? 같이 뛸까? 나도 요새 글 쓰느라 앉아만 있어서 좀 움직이고 싶었는데! 너 치앙마이대학교 안 가봤지? 완전 크고 좋아! 우리 운동하고 나서 야시장 들러서 맛있는 거 먹고 오래간만에 쇼핑도 하자"


역시 은수는 해결사다. 달리기에 좋은 장소뿐만 아니라 저녁 계획까지 다 해결됐다. 그러고 보니 운동복이 없다. 그냥 간단하게 반바지와 티를 챙겨 입었다. 한국에서도 안 한 달리기를 치앙마이에서 하다니. 글쓰기에 이은 새로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