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대학교 캠퍼스 호수는 생각보다 컸다. 은수와 처음에는 대화하면서 걷다가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러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을 한다. 역시 대학교에 오니 생기가 넘친다. 은수는 먼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간다. 우리는 두 시간 후에 출발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운동할 때는 대부분 비트가 빠르고 신난 음악을 선호하지만 난 운동할 때도 김동률 님이나 박효신 님의 노래를 듣는다. 마음이 차분해져서 운동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음악을 들으며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그래 한번 뛰어보자! '
달리면서 보는 주변 환경이 새롭다. 걸어가면서 보는 모습과 사뭇 다르다. 한 시간 정도 뛰니 이미 옷은 땀에 다 젖었다. 벤치에 앉아서 잠깐 쉬며 물을 마시며 사람들이 뛰는 모습을 봤다.
' 저 사람들은 뛰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왜 이렇게 뛰는 걸까? 단지 뛰는 게 좋아서일까? 근데 왜 뛰는 게 좋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난 휘가 왜 달리기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 오늘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한 가지다. 달리면서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다는 거. 달리기는 혼자서 하는 운동이다. 사람들과 같이 뛰기도 하지만 온전히 자신의 숨소리를 들으며 집중하게 된다. 깊은숨을 내쉬고 다시 뛰었다. 아까보다는 몸이 더 가볍다. 음악과 함께 다시 한번 파이팅을 외쳤다. 달리기를 하니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간다. 벌써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가왔다. 출발점에 가니 이미 은수는 와있었다.
" 아인아, 뛰고 나니까 어때? 뛸만하지? 우리 일주일에 두 번씩 이렇게 운동하는 거 어때?. 나 배고파 죽겠다. 우리 빨리 먹으러 가자!"
나도 너무 배가 고팠다.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다. 달리기를 하고 난 후 마시는 맥주는 꿀맛이다. 근처 치앙마이대학교 야시장에 가서 나는 팟타이를 주문하고 은수는 스테이크 바에서 비프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땀 흘린 후 먹는 음식이라 소화도 잘 된다. 이걸로 배가 차지 않았다. 바로 앞 노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 누텔라 로티를 팔았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달달한 로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함께 먹고 나니 이제야 살 거 같다.
이제 은수와 본격적으로 쇼핑할 시간이다. 치앙마이대학교 야시장은 매일 저녁마다 열리는데 안 파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여기 와서 처음 하는 쇼핑이다. 이상하다. 왜 내 거는 안 보이고 휘에게 선물 주고 싶은 물건들만 눈에 들어오는 걸까?
"저거 휘가 좋아하겠다. 저건 딱 휘 스타일인데!" 이 말만 반복하고 있다.
" 아린아, 너 거를 먼저 사! 남친 거는 나중에 사면되잖아! "은수 말이 맞다. 휘 거는 한국에 가기 전 사면 된다. 난 지금 운동복이 없어서 티와 반바지를 입고 나왔으니 괜찮은 운동복을 사야겠다. 일주일에 두 번 러닝을 할 계획이니까 마음에 드는 운동복 두벌과 귀여운 파자마가 있어 은수랑 한 벌씩 샀다.
숙소에 오자마자 땀에 젖은 옷을 챙겨서 근처 코인런드리에 갔다. 빨래가 되는 동안 달렸을 때의 느낌을 바로 노트에 적었다. 달리면서 휘생각을 많이 했다.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휘는 혼자서 달리곤 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휘가 왜 좋아하는지 알 거 같다. 달리기를 하면서 휘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한국에 돌아가면 휘와 함께 꼭 달리기를 하고 싶다. 오늘따라 휘가 너무 보고 싶다. 6개월이라는 시간을 내가 기다릴 수 있을까? 휘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휘도 날 많이 생각할까? 그가 너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