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5》 언메이크랩 〈뉴 빌리지〉
언메이크랩의 <뉴 빌리지>에서 토마토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기술과 환경 간 불협화음을 증명하는 데이터의 오류를 상징한다. 도시 개발로 경작지가 줄어들었음에도 수확량이 증가하는 짠맛과 단맛이 뒤섞인 혼종 솔티 스윗 토마토는, 기술적 통제가 자연의 생리적 흐름을 왜곡한 기형적인 결과를 대변한다.
토마토의 꽃말은 ‘미래를 위한 약속’. 하지만 이 약속은 이미 인류의 과한 욕망으로 인해 변질되었다. 토마토는 이 도시에서, 모든 것을 관리하는 알고리즘으로 진화하며, 이 상황은 생태와 생명이 인간의 예측과 통제 하에 계산되는 기술 사회의 맹목적이고 위험한 과정과 닮아 보인다.
붉게 익어 수확되어야 할 붉고 맛있는 솔티 스윗 토마토, 약속된 미래의 과실. 하지만 푸른색으로 미완성된 상태에서 정지한 블루 토마토는 언메이크업이 명명한 비미래다. 한 방향으로만 질주하는 도시 시스템은 푸른 토마토를 처리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미완의 상태를 오류로만 인식하는 세상 사람들은 익지 않는 토마토를 먹고 기묘한 꿈을 꾼다. 이는 합리성만 주창하는 세계 밖에서 포착할 수 있는 무의식이자, 잃어버렸던 비이성과 비선형을 성찰하게 한다.
현실의 건설 현장과, 게임 엔진이 구성한 가상 풍경이 교차되고, 유령 같은 작가의 분신이 배회하는 모습은 헛되이 부풀려진 기대와 현실 사이 간극을 보여준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기술이 꿈꾸던 미래가 도달하기 전에 좌초된 유령 도시다. 이 미래와 희망은 얼마나 취약한가? 이 도시는 단순히 고도로 발전된 총명한 도시인가, 아니면 다양한 생명체의 터전이자 언제나 변할 수 있고 변하고 있는 생태를 아우르는 도시인가?
짠맛과 단맛이 뒤섞인 기형적인 과실처럼, 인간은 자연의 시간도 변질시켜버렸다. 익지 않은 시퍼런 토마토는 시간을 멈춰 세운 후 우리에게 묻는다. 이 도시는 변이와 불확실성까지 포용하는 생태적인 지혜를 갖추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데이터라는 껍데기만을 붙들고 파국으로 질주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