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책이라면

by chae

알기 쉬운 것은 금방 질리고, 너무 난해한 것은 흥미를 잃는다.

너는 그 사이 어딘가, 딱 좋을 만큼만 어려운 책일까.


그대는 내가 영원히 기억하고픈 구절이다.

그대는 내가 매일 읽고싶었던 구절이었다.

너무 아름다워 차마 삼키진 못했기에

그렇기에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대가 책이라면, 매일 조금씩 아껴 읽다가

점점 오른손 위 무게가 가벼워지면,

너를 알게됨에 감사하다가, 결국 올 마지막에 조금은 슬퍼한다.


그대가 책이라면, 손끝에 닿는 종이 감촉이 마치 그대의 머리카락 같아서

조심스럽게 한 장 한 장 읽다가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조심스레 밑줄을 긋고,

가장 아픈 문장은 가만히 접어뒀다가,

언젠가 다시 펼쳤을 때 그 자리에서 다시 그대를 만나고 싶다.


그대가 책이라면, 나는 마지막 책표지를 덮지 않고

오래오래 거친 양장 표지를 매만질 것이다.

그리하여, 난 영원히 그대의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