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내용의 소설에서 영감.
십이 되지 못했던 나의 구에게
결국 영이 되어 사라질 나의 구야,
먹어서 사라지는 게 아니야.
먹어서 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거야.
이렇게 우리는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인 거야.
우리는 하나야.
나를 먹고 나아가.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을 봐.
쓰러진 나를 밟고, 먹고, 세상 사람들이 너를 보게 해.
네 안에 들어간 나는, 영원히 너랑 죽어있을 테니까.
그러니 나의 심장도 먹어줘.
네 이빨로 씹고 목으로 넘겨서
내 피가 네 몸에 달라붙을 수 있게
여기서는 너와 함께했던 모든 날을 기억할게.
그러니 너는 날 잊어도 돼.
네 안에서 죽어있는 나는,
영원히 모든 걸 기억할 테니까.
결국 우리는 서로를 잊을 수 없을 테니까.
구의 증명은 담의 존재. 구의 존재는 담의 증명.
살아서 나를 증명해줘.
우리가 하나라는 걸.
우리는 사랑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