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큐반 세계로의 확장

작지만 거대한 큐반시가 세계관

by Hanwool





코히바와의 첫 만남


나의 입문 위스키였던 조니워커 블랙라벨을 마신 후 그 매력에 반해 바로 블루라벨을 구입, 시음해 보았던 것처럼 호요 디 몬테레이 쁘띠 로부스토를 태우고 그 맛에 반하고 나니 드디어 큐반시가의 최고봉이라는 코히바를 태워 볼 호기심과 용기가 생겼다.(여기서 용기라 함은 맛의 기준점을 밑에서 부터 차근차근 쌓고 싶은 인내심과 기본을 중요시하는 마음의 끝자락, 즉 다음 단계로의 여정을 떠날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마침 코히바 시글로 1을 사놓은 것이 있었기에 이태원 작업실에서 바로 태워보기로 했다.


다른 큐반시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꽤나 비쌌던 가격에 비해 코히바 시글로 1(Cohiba Siglo l)의 크기는 작았지만 만듦새나 래퍼의 컨디션은 매끄럽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이 시가는 튜보라는 틴케이스에 들어있었는데 이는 시가가 외부충격으로부터 손상을 입는 것을 방지해 주고 건조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시가는 외부충격뿐만 아니라 적절한 습도,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또한 와인과 마찬가지로 최적의 환경에서 오랜 시간 숙성시켰을 때 놀라운 맛의 변화를 보여주는 물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또한 시가의 깊은 매력 중 하나이다.


시가를 스트레이트 컷으로 자르고 불을 붙이자 고소한 향기가 작업실을 채웠다. 한 모금씩 드로우를 할수록 이 시가가 이리도 작은데 왜 이렇게 비싼지 이해가 되었다. 갓 구운 빵냄새와 고소한 곡물향, 부드러운 연기, 약간의 솔티와 고운 애쉬 등이 너무도 흡족했다. 큐반시가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당시에도 밸런스가 좋은 흠잡을 곳이 없는 시가임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첫 코히바였던 시글로 1
코히바는 하바노스의 대표 브랜드이다.

1966년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을 위해 직접 만들어졌으며 당시에는 극비였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엘 라귀토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쿠바를 방문한 국가 원수와 방문 외교관을 위한 선물로 여겨졌지만 1982년부터 코히바는 제한된 수량으로 오픈 마켓에 출시되었다.

‘코히바’란 고대 타이노 인디언 단어로, 쿠바의 원주민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처음으로 목격한 콜럼버스가 본 타바코 잎 다발을 의미한다. 이는 시가의 가장 초기 형태로 알려져 있다.

코히바의 잎들은 최고 지역에서 나는 담뱃잎들 중에서도 최고만을 골라 만든 선택의 결과물이다. 부엘타 아바호 지역의 산후안 이 마르티네즈와 산루이스 지역에 위치한 최고의 베가스 피나스 데 프리메라에서 재배한 타바코 잎들이다.

하바노 중 독특하게도 코히바의 필러 잎 두 개인 세코와 리게로는 배럴에서 세 번째 발효를 거치며 블렌딩에 부드러움을 더한다.

코히바에는 두 개의 뚜렷한 리네아스(라인)가 있다: 1966년부터 1989년 사이에 도입된 중간에서 완전한 맛의 리네아 클라시카와 1992년 콜럼버스의 위대한 발견 항해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시된 중간 맛의 리네아 1492가 있다. 10년 후인 2002년에는 새로운 크기인 시글로 6가 리네아 1492에 추가되었다. 모든 사이즈의 코히바는 ‘tripa larga, totalmente a mano’ - 롱 필러로 완전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Flavour :
Línea Clásica - Medium to Full
Línea 1492 - Medium






Cuaba의 매력이 도대체 뭐길래


레솔베르에서 목격한 흥미로운 광경에 의해 호기심이 생겼던 시가인 쿠아바 익스클루시보(Cuaba Exclusivo)를 태워보았다. 아트로 푸엔테의 헤밍웨이 숏스토리처럼 퍼펙토 모양(양쪽 끝이 모두 좁게 오므라진 시가)에 먹음직스러운 색깔 무심한 듯 시크하면서도 올드스타일의 시가 브랜드 밴드가 멋스러웠다. 늘 그랬듯 V커터로 시가의 헤드를 자르고 불을 붙였다.



이 시가는 이전의 큐반시가, 넌큐반시가들과 풍미가 완전히 달랐다.


중동의 이국적인 향신료향이 비강을 가득 채웠다. 매력적이었다. 왜 그 일본인이 이 시가를 양손 가득 들고 갔는지 한 번에 이해될만큼 나는 이 시가에 한동안 매료되었다. 달큼한 꿀맛과 우디 함, 아니스 향 등이 동시에 치고 들어왔다. 쿠아바가 다른 시가들과 확연한 정체성의 차이가 있음은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훗날 나는 이 시가의 다양한 비톨라를 여러 번 박스 떼기 했다.


Cuaba 브랜드에 관하여

1996년 런던에서 처음 소개된 쿠아바 브랜드는 쿠바 혁명 이후 처음으로 상업적으로 생산된 쿠바 시가 브랜드이다. '쿠아바'라는 이름은, 쿠바섬의 "코히바" 또는 "담배"에 불을 붙이는 데 사용되는 특별한 쿠바산 수풀을 뜻하는 타이노 인디언 언어다. 쿠아바의 비톨라(시가의 모양)는 익스클루시보스, 제네로스, 트레디시오날레스, 디비노스, 살로모네스로 모두 피구라도 figurado(퍼펙토 perfecto) 모양이다. 이 모양은 20세기 초까지 인기가 많았다. 하바노스 S.A. 는 피구라도를 피우는 영국 전통을 되살리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영국 런던에서 이 브랜드를 공개했다. 쿠아바 시가는 보통 중강 정도의 세기(medium to full)로 쿠바의 고급시가 산지인 부엘타 아바조 지역에서 재배된 시가잎으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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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대로 쿠아바 익스클루시보, 디스팅퀴도스, 브이컷한 디스팅귀도스






리가 프리바다(Liga Privada)의 돼지꼬리 (Flying Pig)


물론 넌큐반세계의 탐험도 멈추지 않았다.


이 독특한 모양의 시가는 누가 봐도 한 번쯤 만져보고 싶게 생겼는데 시가의 끝부분을 돼지꼬리 모양으로 돌돌 말아놓은 것이 흡사 맛깔난 소시지 한 덩어리처럼 생겼다.

리가 프리바다 시가들은 스모킹시 연무량이 엄청나고 시가를 태우고 나면 입안에 약간의 미끌거림이 존재한다. 래퍼는 약간 거칠고 투박한 느낌으로 기름기 또한 느껴진다. 래퍼에서는 크리미, 가죽, 향신료, 삼나무 등이 느껴지며 래퍼의 오일 때문인지 불이 쉽게 붙고 애쉬도 매우 곱게 생성된다.


나는 이 시가를 태울 때마다 에스프레소를 끼얹은 크림 브륄레를 먹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드는데 입안 가득 빨려 들어오는 연기가 너무나 실키하면서도 고운 질감이 느껴지는, 매우 부드러운 구름과 같으면서도 에스프레소나 코코아의 다크 한 맛 또한 동시에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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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ND Liga Privada No. 9

Filler : Honduras, Nicaragua

Binder : Brazil

Wrapper Type : Connecticut Broadleaf

Origin/Country : Nicaragua

Size : Perfecto

Flavored : Natural

Strength : Medium-Full


리가 프리바다(Liga Privada)는 스페인어로 '프라이빗 블렌드(Private Blend)'를 의미하는데, 원래 9번은 판매용이 아니라 개인소장용이었기 때문이다. 몇 달에 걸친 과정에서 수십 가지 블렌드가 만들어졌지만 9번이 가장 눈에 띄었다. 드류 에스테이트의 말처럼 리가 프리바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흡연 경험이다. 7가지 다른 베가스(농장)에서 담배를 수확하고 래퍼를 18개월 이상 발효시킨다. 라 그란 파바리카 드류 에스테이트에서는 하루에 250개의 시가만 생산된다. 그런 다음 시가를 1년 동안 추가 숙성한 후 소매 진열대에 도착한다.

드류 에스테이트의 리가 프리바다 9호 플라잉 피그는 코네티컷 브로드리프 #1 다크스 래퍼와 플랜테이션에서 재배한 브라질 마타 피나 바인더가 특징이며 온두라스와 니카라과 쿠바 씨앗 필러 담배를 엄선했다. 냄새만으로도 누구나 군침을 돌리게 할 수 있다. 첫 흡입으로 달콤한 풀과 건포도의 언더톤을 맛볼 수 있고 연기가 흐르는 동안 탁월한 에스프레소와 토피 향을 경험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흡연자에게 어울리는 고급 블렌드로, 시가 보관 휴미더에 꼭 있어야 하는 제품이다.


마스터 블렌더 시음 노트: "메서링 허브 아로마가 어우러진 흙빛이면서도 매끄러운 연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인 블렌드."

수상 경력: 시가 아피시오나도는 리가 프리바다 9번 플라잉 피그에게 83점을 부여했다.


drewestateflyingpigs-1600.jpg 리가 프리바다 no.9, 리가 프리바다 T52, 언더크라운 선 그로운, 켄터키 파이어 큐어드 플라잉 피그, 언더크라운 쉐이드, 언더크라운 마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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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프리바다 no.9 플라잉 피그에 꽂혀 T52도 구매해서 태워보았는데 no.9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다. 다만 더 고소한 향들과 더 긴 바디가 만족스러웠고 아직까지 리가 프리바다 시리즈를 박스 떼기 한 적은 없지만 몇 달에 한 번씩 불량식품처럼 간간히 그 자극적인 맛이 생각나는 날에는 한두 스틱씩 집어드는 시가가 되었다.

훗날 나는 시가릴로(20여 분동 안 태울 수 있는 작은 시가)에 한동안 꽂히게 되는데 이때 다시 리가 프리바다에서 나온 시가 릴로들 또한 많이 태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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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 대탐험



호요 디 몬테레이는 나를 큐반시가의 세계로 안내해 준, 그리고 큐반시가의 첫 박스 떼기를 감행하게 한 특별한 브랜드였다. 이에 시가샵을 들를때마다 호요 브랜드 링이 있는 시가들은 보이는대로 가져와서 태워보기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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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 아녜야도스와 에피큐어 no.2, 쁘띠 로부스토와 더블코로나. 구매하는 시가 중 큐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호요 아녜야도스는 다른 호요들과 좀 다르게 약간의 박스프레스드 된 모양으로 입에 물기 편했고 아무래도 더 많은 숙성을 거친 시가여서 인지 부드러웠다. 고소한 곡물의 풍미가 더욱 배가되었고 계피, 육두구 등의 향신료향과 약간의 꽃향기 등을 느낄 수 있었다.


호요 에피큐어 no.1, no.2는 각각, 143mm, 46 링게이지, 124mm, 50 링게이지를 가지고 있어 맛과 풍미도 각각 달랐다. 아무래도 두꺼운 링게이지가 풍미가 더 좋다는 것을 이때부터 느끼게 되었다. no.1은 가볍지만 흙향기와 가죽 등 여러 가지 풍미를 느낄 수 있었고 no.2는 후추, 삼나무 등 복합미에 더욱 충실한 시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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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 더블 코로나 사이즈를 만나다


더블코로나 사이즈를 처음 태워보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넌큐반에서 더블코로나를 한번 경험해 보았지만 상대적으로 풍미의 변화가 적은 넌큐반이었기에 큰 임팩트가 없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호요의 더블 코로나 라면?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스모킹을 시작했다.


더블코로나 사이즈의 시가는 일반적 사이즈의 시가들보다 맛의 스펙트럼이 넓었다. 호요에서 기대되는 빵 굽는 냄새와 꽃향기, 너츠 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향신료, 연한 커피 향 등, 더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시가의 굵기나 길이에 따라 블렌딩 되는 시가잎의 종류와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풍미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경험에 따르면 대체로 작고 얇은 시가일수록 캐릭터가 선명하고 임팩트 있는 맛과 풍미가 났으며 굵고 긴 시가일수록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특정 브랜드의 작은 시가를 태우고 감동하여 같은 브랜드의 굵고 긴 비톨라를 골라서 태운다면 그 맛과 풍미가 더욱 집약되어 느껴지기보다는 다른 풍미들이 섞이고 그 좋았던 느낌은 더욱 옅어지는 느낌을 받아 실망할 수도 있다. 이에 다양한 비톨라의 시가들은 같은 브랜드의 시가라고 해도 각기 다른 시가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DA0B35B2-21E1-40D5-996D-851B82419CFB_1_105_c.jpeg 약 두 달 동안 탐구했던 시가 링들의 모음


Factory Location: Cuba

Dimensions: 7 5/8" by 49 ring gauge

Filler: Cuba

Binder: Cuba

Wrapper:Cuba

Strength: Medium



호세 헤너는 처음에 담배 잎 재배자였으며 쿠바 섬에서 가장 위대한 시가 공장 중 하나를 설립했다. 1960년에 오요 데 몬테레이 브랜드의 생산을 시작했으며 "Le Hoyo" 시리즈는 1970년대 중반에 상업 시가 시장에 들어왔다. "몬테레이의 계곡"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오요 데 몬테레이는 쿠바 남서부의 "Vuelta Abajo" 지역에 위치한 매우 비옥한 토지의 지역이다. 헤너는 1800년대 후반 이 계곡에서 많은 해 동안 농사를 지었다. 'hoyo'는 문자 그대로 '구멍'을 뜻하며, 산후안 마르티네즈 강의 비옥한 둑에 있는 플랜테이션의 저지대 위치를 의미한다.

그 특유의 맛, 비단 같은 풍부함 및 맛의 복합미로 인해 모든 시가 애호가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오요 데 몬테레이 더블 코로나는 아마도 가장 탐낼 만하고 탐닉할 만한 쿠바 시가일 것이다. 7개의 공장에서 생산된 오요 비톨라와 웅장한 오요 더블 코로나는 최고의 쿠바 담배만을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가장 잘 알려진 사이즈는 더블 코로나, 에피큐어 1번과 2번이지만 그 외에도 Le Hoyo 시리즈로 알려진 표준 비톨라가 있다.

모든 사이즈는 ‘tripa larga, totalmente a mano’ - 롱 필러로 완전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Flavour : Light








다음 글 : 경리단길에서 파르타가스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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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시가 상식>


시가 커팅 종류


스크린샷 2025-03-11 오전 6.17.46.png 출처 : losmioscigars

스트레이트 컷 : 클래식하고 일반적인 컷. 모든 링게이지에 알맞다. 부드러운 드로우가 가능하다.

펀치 컷 : 컴팩트하고 여행시 용이하다. 라운드 캡 시가에 이상적이다.

브이 컷 : 중간에서 큰 사이즈의 시가에 알맞다. 집중적이고 풍부한 드로우를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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