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사람 관찰

출근길 마주치는 사람 살펴보기

by 정제이

몇 주전 '공원에서 사람 관찰' 편을 쓰고 난 후 사람들을 더 주의 깊게 보게 됐다.

이번 편은 가끔 보는 분들에 대한 관찰기다.


/목줄 없이 산책 다니는 할머니견

모든 개는 주인 손에 목줄을 두른 채 산책해야 한다.

그런데 이 녀석은 독특하다.

주인 할머니 곁에서 도도하게 산책을 즐긴다. 목줄 없이.

초콜릿색의 푸들인데, 낡긴 했으나 깨끗한 옷을 입고

작고 뾰족한 얼굴 위로 뽀글거리는 털.

꼭 곱게 나이 든 할머니 같다.

푸들에 대해 검색해보니

지혜롭고 영리해서 사람 말을 잘 알아듣고 훈련도 잘 따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영리한 할머니견은

목줄 없이도 주인 할머니 곁에 꼭 붙어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거구나.


/꼬마 니꼴라처럼 자전거를 타는 할머니

처음 이 분이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데 푹 웃음이 나왔다.

작은 체구에 양팔을 직각에 가깝게 꺾어 자전거 핸들을 잡으셨다.

상체는 한껏 앞으로 숙인 채 위태하게 페달을 밟으며 지나간다.

본인은 진지한데 보는 이는 웃긴 상황

볼 때마다 꼬마 니꼴라가 생각나는 할머니다.


/접이식 의자와 함께 산책 나오는 할아버지

파킨슨병에 걸리셨는지 부축받아 겨우 걷는 할아버지가 있다.

아들인 듯 보이는 분이 부축해서 열 발자국쯤 비틀비틀 걷다가 멈춰 선다.

그러면 아들은 한쪽 손에 들고 있던 접이식 의자를 편다.

우두커니 서 있는 아들과 보행자 통로 한가운데 앉아서 쉬는 할아버지 모습에 눈이 간다.

잠깐 쉬고 다시 비틀거리며 걷기를 반복.

늘 검은색 옷차림인 이 두 부자 곁을 지나칠 때면 회색 구름이 생각난다.

건강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근심과

그런 아버지를 부양해야만 하는 아들의 근심이 섞여 만들어진 회색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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